제의(祭衣)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론이 입을 거룩한 옷을 영광스럽고도 아름답게 지어라"(출애굽 28,2)
교회가 예배를 집전하는 사제(집전자를 통칭)의 제의를 제정한 이유는 하느님의 이 말씀을 따르기 위함입니다. 성서에 기록된 것처럼 사제는 "옛 생활을 청산하고 정욕에 말려들어 썩어가는 낡은 인간성을 벗어버리고...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새 사람으로 갈아입고 올바르고 거룩한 진리의 생활을 하는"(에페소 4,22; 24) 사람이 되기 위해 제의를 착용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 옛사람을 벗어버리고 새사람으로 갈아입어야 하지만 사제에게는 더 엄격하게 적용합니다.
제의를 입고 두려운 제단에서 예배를 집전하면서 자신이 높으신 하느님의 사제라는 사실을 더욱더 실감합니다. 신자들은 제의를 입은 사제를 보면서 사제는 평범한 개인이 아니라 사도들로부터 계승된 특별한 직분을 수행하는 주님의 종사자임을 알게 됩니다.
제의의 명칭과 의미
주교 제의
- 스티하리온 (속옷) - 보통 흰색이나 미색 계통의 색깔로 제작하며, 영적인 정결과 기쁨을 상징한다.
착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나의 마음은 주님 생각에 기뻐 뛰나이다. 주는 구원의 빛나는 옷을 나에게 입혀 주셨고 정의가 펄럭이는 겉옷을 둘러 주셨나이다.”(이사야 61,10) - 에피트라힐리온 (영대) - 하느님의 은총을 전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 영대 끝에 달린 두 줄의 술은 살아있는 신자들과 안식한 신자들의 영혼을 걸머졌음을 의미하며, 그 영혼들을 구원에로 인도할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그러므로 사제가 고백성사나 특별한 기도를 드릴 때에 영대를 신자의 머리에 씌우고 축복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기도하며 영대를 목에 걸친다. “당신 사제들에게 은총을 내리시는 하느님은 찬미받으소서. 주의 은총은 아론의 머리에서 수염 타고 흐르는, 옷깃으로 흘러내리는 향긋한 기름 같나이다." (시편 133,2) - 조니 (허리띠) - 허리에 두르는 띠는 언제나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의미가 있다. 착용 기도는 다음과 같다. “하느님은 찬미 받으소서. 나에게 힘을 입혀 주시어 나무랄 데 없이 살게 해 주셨나이다.” (시편 18,33)
- 에삐마니키온 (수대) - 강함과 순종을 상징.(그리스도께서 본디오 빌라도 앞으로 끌려가실 때 손을 묶인 것처럼) 그리스도를 섬길 준비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착용 기도는 다음과 같다. 오른쪽 팔목에 끼면서, "주여, 주의 오른손이 힘차 영광스럽나이다. 주여, 주의 오른손이 원수를 짓부수셨습니다. 무서운 힘으로 주는 적수를 꺽으셨습니다.(출애굽 15,6~7)
왼쪽 팔목에 끼우면서, "주의 손이 손수 나를 빚으셨으니 깨우침을 주소서. 주께서 명하신 것을 항상 또 영원히 가르쳐 주소서.(시편 119,73) - 삭코스 (겉옷) - 넓은 소매의 제의로 주님께 입혔던 자홍색 용포(요한 19,2 참조)를 상징하며, 겸허한 사제의 수덕을 의미한다.
다음과 같이 기도하며 착용한다. “주여, 주의 사제들은 정의의 옷을 펄럭이고 주를 믿는 자들 입에서는 기쁨의 환성이 이제와 항상 또 영원히 터지게 하소서.” (시편 132,9) - 에삐고나티온 - 사각형 모양으로 성령의 검을 상징하며, 최후의 만찬 때에 주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닦아 주신 수건을 의미한다. 주교와 고백 성사권을 수여받은 신부들이 오른쪽 허리에 착용한다.
착용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도한다. “능하신 이여, 허리에 칼을 차고 보무도 당당하게 나서시옵소서. 진실을 지키고 정의를 세우소서. 당신의 오른팔 무섭게 펼치시라.” (시편 45,4~5) - 오모포리온 - 어깨에 두른다. 그리스도께서 잃어버린 양을 찾아 어깨에 메고 돌아오시듯이 신자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주교의 직무를 의미한다.
- 십자가 - 대속하신 주님을 기억하며 십자가를 패용한다.
- 빤아기아 - 주교는 항상 마음속에 사랑을 품고 있어야 함을 기억하게 해 주며, 그리스도와 성모님이 그려져 있다.
- 미트라 (왕관) - 주교의 권위를 상징한다.
- 빠트리짜 (목장 牧杖) - 양 떼를 보살피고 인도하는 주교의 직무를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