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교회를 세웠습니까? 사람이 세우지 않은 '하늘의 교회'는 무엇입니까? 또 하늘의 교회와 우리가 알고 있으며 보고 듣는 이 '지상의 교회'는 다른가요?
우리가 신앙의 신조에서 고백하듯이 교회는 하나입니다. 그리고 교리적으로 명확한 표현은 '교회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해 성령 안에서 세우셨다'는 것입니다. 즉, 교회는 한 하느님이신 성삼위의 세 위격이 세우셨습니다. 그래서 성서에서 자주 하느님의 교회라는 용어로 표현되고 있는 것입니다.(고린토 전 1,2; 10; 32; 11,6; 11; 22; 갈라디아 1,13; 디모테오 전 3,5 참조)
언제 교회를 세웠나요? 하느님께서 물질적 세상을 창조하시기 이전, 영적 세상인 거룩한 천사들을 창조하실 때입니다. 그래서 교회의 첫 구성원은 거룩한 천사들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이미 계셨듯이, 교회도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 눈에 보이지 않았을 뿐입니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이시다"(에페소 5,23) 또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골로사이 1,24)라고 성서에 기록된 바와 같이, 교회의 머리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시어 지상에 오심으로 인해, 교회가 드러나고 보이게 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시고, 성령께서 오순절에 강림하신 다음부터 교회는 이 지상으로 확장되었고, 이 지상의 교회에 새로운 구성원들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구성원들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회개하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거룩한 성사를 통해 한 분이신 참 하느님과 하나가 된 그리스도인들입니다. 성모님, 성인들, 주교들, 대사제와 성직자들, 믿음의 순교자들, 수도자들과 모든 신자가 바로 지상의 교회를 통해 새롭게 교회, 즉 그리스도의 몸의 일원이 된 것입니다.
또 세상에 살고있는 모든 신자의 교회를 '투쟁의 교회'라고 부르는데, 그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충성스러운 군인들(디모테오 후 2,3)로서 하느님 왕국을 얻기 위해서(마태오 7,13) 모든 악마의 유혹과 죄와 고통에 맞서 죽을 힘을 다해 믿음의 싸움(디모테오 전 6,12)을 경주하는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투쟁의 교회 구성원들은 현세에 대해 눈을 닫고, 하늘에 있는 승리의 교회를 바라보기 때문에, 승리의 교회를 이루는 천사들과 모든 성인과 함께 교회의 유일한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친교를 누리며 오직 하나의 교회를 형성합니다.
승리의 교회에 대해 요한 복음 저자는 묵시록 21장을 통해 생생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제 하느님의 집은 사람들이 사는 곳에 있습니다."(3절) "하느님의 영광이 그 도성을 밝혀주고 있습니다."(23절) 그리고 빛의 근원은 어린 양, 영광의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하늘의 '승리의 교회'와 지상의 '투쟁의 교회'가 연합된 모습은 성찬예배에서 거룩한 제단 위의 성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성반은 원형으로 우주, 하늘과 땅을 의미합니다. 가운데에는 선구자 요한이 예수 그리스도를 지칭할 때 사용했던 표현대로, 또 예언자들이 메시아의 특징으로 예언했던 대로, 그리스도이신 어린 양이 모셔집니다. 프로스포라(봉헌빵)의 중앙에 새겨진 'ΙΣ ΧΡ ΝΙ ΚΑ'('예수 그리스도 승리하신다'라는 의미) 부분을 떼어낸 어린 양은 성체성혈 성사의 가장 거룩한 순간인 성령강림을 통해 그리스도의 거룩한 몸으로 변화됩니다. 주님을 상징하는 어린 양의 오른쪽에는 테오토코스 성모님의 몫이 있고, 왼쪽에는 거룩한 천사들, 예언자들, 사도들, 교부들, 순교자들, 수도자들, 기적을 행한 성인들, 의로우신 선조 요아킴과 안나와 그날 축일로 지내는 성인들, 그리고 성찬예배를 제정한 성인의 몫이 자리합니다. 그 아래에는 살아있는 신자들, 안식한 신자들의 몫이 위치합니다.
이렇게 거룩한 감사의 성사를 드릴 때, 투쟁의 교회와 승리의 교회가 하나가 되는 전체 교회가 드러납니다. 우리 신자들도 거기서 그리스도와 함께, 주님의 몸인 교회 전체와 깊은 친교를 누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교회이고 따라서 그리스도의 교회라고 불리고 있는 것입니다.
교회의 주된 목적은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즉, 그리스도의 몸(골로사이 1,24)과 머리(에페소 5,23)인 교회는 주님의 모든 은총을 통하여 사람을 보호하고 구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톰의 성찬예배'를 거행할 때, 사제는 이렇게 기도를 드립니다.
"주는 무에서 우리를 창조하시었고 타락한 우리를 건지시고 우리를 하늘에 인도하시고 우리에게 당신의 미래의 왕국을 주실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역사하셨나이다."
교회의 중요한 사명은 주님의 뜻인 구원의 의미를 정확하게 가르치고 또 모든 이에게 그 구원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입니다. 교회의 이와 같은 목적은 교회의 가르침과 신자들의 기도와 거룩한 신비의 성사를 통해 성취됩니다.
마지막으로 교회는 노아의 방주와 같습니다. 홍수를 피해 노아의 방주에 탄 생명들이 모두 살았듯이, 교회에 오는 사람들은 악마의 유혹과 죄의 홍수로부터 보호받고 구원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