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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되나요?

 

우리가 죽고 나면 우리 영혼은 어떻게 되나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육체에서 분리됩니다. 다시 말해서 육체는 죽지만 영혼은 계속해서 산다고 성서는 가르칩니다. 우리는 야이로의 딸의 죽음에서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루가 8,54~55) 야이로의 딸은 육체적으로는 죽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명령하시자 아이의 영혼이 육체로 돌아와서 아이는 다시 살아났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죽으면 우리 영혼은 어디에서 살까요? 예수님께서는 자신과 함께 매달렸던 두 강도들 중에 회개한 강도에게 "오늘 네가 정녕 나와 함께 낙원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루가 23,4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근거로 우리는 의로운 사람들의 영혼은 천국으로 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부자와 거지 라자로의 비유를 보면(루가 16,22~24) 의인들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곳인 '아브라함의 품'에 안겨 있지만, 회개하지 않는 악한 사람들은 꺼지지 않는 불 속에서 고통을 받는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가지 분명히 밝혀 두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의인들이 누리는 이 기쁨과 회개하지 않는 사람들이 받는 고통은 주님이 재림하셔서 최후의 심판을 하실 때까지 한시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최후의 심판 후에는 의인들은 영원하고 절대적인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고 악인들은 영원한 벌을 받아 지옥에 가게 될 것입니다.

 

아타나시오스 성인은 이런 비유를 들었습니다. 어떤 왕이 자신의 친구들은 식사에 초대했고 죄인들은 감옥에 넣었습니다. 식사에 초대 받은 사람들은 궁전 앞에서 기쁜 마음으로 식사 시간을 기다리지만 죄인들은 왕이 심판하기를 기다리며 감옥 안에서 초조한 시간을 보냅니다. 우리보다 앞서서 세상을 떠난 의인들의 영혼과 죄인들의 영혼도 바로 이런 상태에서 살고 있으리라고 우리는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갖고 그분의 뜻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죽고 난 후에는 자신들의 영혼이 하느님의 자애로우신 손에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에 죽음의 순간을 두려워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진정한 회개를 통해 준비하면서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는 그 순간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