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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주님은 포도나무, 우리는 가지

 

주님은 포도나무, 우리는 가지

(바울로 권언건 신부)


(주님께서)

"길가에 무화과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것을 보시고 그리로 가셨다.

그러나 잎사귀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그 나무를 향하여

‘이제부터 너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무화과나무는 곧 말라 버렸다."(마태오 21,19)

 

 

신약성서에서 주님은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열매 맺는 나무에 대해서 많은 말씀을 하십니다. 오늘은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알아봅시다. 

 

첫째, 좋은 나무에 접해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나쁜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사람들은 아담과 하와의 타락 이후 근본적으로 나쁜 나무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스스로는 결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습니다.

성서에 “여러분은 야생 올리브나무 가지들입니다. 원래 야생 올리브나무 가지였던 여러분이 잘려서 제 나무가 아닌 딴 좋은 올리브나무에 쉽사리 접붙여졌다면”(로마 11,17; 24;)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우리가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자신에게 접붙일 수 있도록 허락하셨습니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요한 15,5)

 

둘째,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농부가 농사를 지을 때, 적당한 비와 태양과 바람 등 농사짓기에 좋은 환경이라 할지라도 농부가 게을러서 잡초도 뽑지 않고 거름도 주지 않고 해충을 방재하지도 않는 등 관리를 하지 않으면 자기가 원하는 작물을 얻을 수가 없습니다. 추수 때에는 작물은커녕 잡초만 무성할 것입니다.

우리들도 영적인 좋은 열매와 작물을 얻으려면 영적 투쟁을 계속해야 합니다. 주님의 은혜로 영적 농사를 짓기 위햔 환경은 다 갖추어져 있습니다.

이제 우리들의 노력만 있으면 됩니다. 원수 마귀가 우리 가슴 속에 나쁜 씨앗을 던지고 가면 우리들은 계속해서 죄와 투쟁하고 고백성사를 통해 마귀의 작전을 밝히면서 부지런히 마귀가 던진 잡초를 제거해야 합니다.

또한 겸손해지기 위해 자신을 쳐서 다스려야 하며 주위에 사랑을 베풀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가만히 앉아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셋째,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잎이 너무 무성하면 안 됩니다.

“멀리서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시 그 나무에 열매가 있나 하여 가까이 가 보셨으나 잎사귀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마르코 11,13)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잎이 너무 무성하면 열매 맺는 곳으로 갈 양분이 전부 잎으로 가기 때문에 그 농사는 망칩니다. 그래서 적당한 가지치기를 잘 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잎은 행동이 없는 무성한 말을 비유합니다.

 

말만 가지고 신앙생활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도와 사랑 등의 열매 맺을 곳에 사용할 힘을 남을 비판하고 다투고 쓸 데 없는 관심에만 말을 많이 함으로써 다른 곳에 힘을 낭비해 버립니다. 좋은 열매를 맺으려면 말을 자재하고 행동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