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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나는 누군가의 등불입니다

 

나는 누군가의 등불입니다

(다니엘 나창규 대신부)


우리가 성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성상 옆에 놓여있는 촛대로 가서 초에 불을 밝히고 성상에 친구(입맞춤)을 하는데 이는 정교회의 상징물 중의 하나인 촛불에서 발하는 빛은 바로 부활하신 하느님을 의미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매년 부활절에 행해지는 예식에서도 나타나듯이 주님의 부활을 알리는 첫 의식은 어둠으로부터 촛불을 밝히고 “와서 지지 않는 빛을 받을지어다.”라는 성가를 부르며 시작됩니다. 그리고 신도들은 성가를 부르며 성당 밖으로 나가서 어두운 세상을 촛불로 밝히는 뜻깊은 행렬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어린 소녀가 부모를 따라 부활절 촛불 행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맨 앞쪽에서 얼마를 걷다가 이 소녀는 우연히 뒤를 돌아다보고는 부모에게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어머니 저것 보세요! 저 많은 촛불이 저를 따라 오고 있는 것이죠?” “그렇단다! 그러니 너는 우리를 잘 인도해야 해!”라고 어린 소녀의 어깨를 꼭 안아 주면서 대답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세상의 빛입니다. 이 빛의 사명은 우리 중 예수께서 우리 각자에게 부여하신 신성한 사명입니다. 우리가 밝히는 빛을 보고 많은 사람이 우리를 따라오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가정에서, 믿음의 공동체 속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 속에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웃을 인도하는 빛이 되어 왔습니다.

 

알면서 때로는 모른 채 행한 언행으로 인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웃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고 있지 않은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옛 유대 사람들은 빛을 밝게 발하도록 하기 위해 불에 소금을 뿌렸다고 합니다. 우리도 주님을 향한 올바른 믿음과 열정을 가지고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 온 세상을 구원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너희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라.(마태오 2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