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오 빌라도 시대에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묻히심을 믿으며,"
- 성서는 죄로부터의 해방을 어떻게 말하는가?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죄를 용서받고 죄에서 구출되었습니다."(에페소 1,7)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저주받은 자가 되셔서 우리를 율법의 저주에서 구원해 내셨습니다."(갈라디아 3,13 )
"자녀들은 다 같이 피와 살을 가지고 있으므로 예수께서도 그들과 같은 피와 살을 가지고 오셨다가 죽으심으로써 죽음의 세력을 잡은 자 곧 악마를 멸망시키시고 한평생 죽음의 공포에 싸여 살던 사람들을 해방시켜 주셨습니다."(히브리 2,14~15) -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시어 죽임을 당하신 것으로써 어떻게 우리를 죽음과 멸망과 죄로부터 해방하실 수가 있는 것인가?
그리스도와 아담을 비교해보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담은 사람의 조상이므로 당연히 모든 사람의 머리가 되었다. 반면에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안에서 신성과 인성의 결합이 이루어졌으니 그분에 대한 믿음으로 결합하는 모든 사람의 전능한 새 머리가 되셨다. 사람들이 아담으로 인하여 죄와 저주와 죽음으로 떨어졌지만, 그리스도로 인하여 그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리스도께서 자발적으로 십자가에 달리시어 죽임을 당하시므로 하느님 아버지께서 죄로부터 승리할 수 있는 은총을 주셨다. "아담의 범죄의 경우에는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로 풍성한 은총을 입어 하느님과의 올바른 관계를 거저 얻은 사람들이 생명의 나라에서 왕 노릇할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은총의 힘이 얼마나 더 큽니까."(로마 5,17) "이제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사는 사람들은 결코 단죄받는 일이 없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와 함께 생명을 누리게 하는 성령의 법이 나를 죄와 죽음의 법에서 해방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성이 약하기 대문에 율법이 이룩할 수 없었던 것을 하느님께서 이룩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을 죄 많은 인간의 모습으로 보내어 그 육체를 죽이심으로써 이 세상의 죄를 없이하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육체를 따라 살지 않고 성령을 따라 사는 우리 속에서 율법의 요구가 모두 이루어졌습니다."(로마 8,1~4) - 교부들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에 대해 어떻게 가르치는가?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시어 죽임을 당하신 것에 대하여 많은 교부가 언급했지만 그중에 예루살렘의 성 끼릴로스의 가르침을 들어보자.
"인간 시조의 죄로 인해 우리는 하느님의 적이 되었으며 하느님께서는 죄인들에게 죽음을 내리셨다. 그러므로 이제 둘 중의 하나가 되어야만 하였다. 즉 하느님의 말씀이 참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모든 사람이 죽어야 하든지, 아니면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푸시어 이러한 결정이 실현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하느님의 지혜가 그 해결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의 결심도 실행되고 자비도 베푸시는 것이다. 그러면 그 해결책은 어떤 것이었는가? 하느님의 아들께서 육신을 취하시어 인간의 죄를 짊어지신 채 죽임을 당하시어 우리의 죄를 소멸하여 의인이 되도록 하신 것이다. 주님께서는 단순한 사람이 아니었으며 천사도 아니었고 하느님께서 인간이 되신 것이었다. -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해 죽으셨는가?
그렇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죽임을 당하셨고, 모든 사람에게 구원의 가능성을 열어주셨다. 그러나 그 구원은 '주님의 고난에 동참한 사람들'과 '주님과 같이 죽음으로써 새로워진 사람들'에게만 있는 것이다.(필립비 3,10 참조) - 어떻게 우리는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할 수 있으며, 주님의 죽음 속에서 새로워질 수 있는가?
그것은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살아있는 믿음과 그리스도의 죽음에서 나오는 구원의 능력이 그 안에 있고 고귀한 십자가의 표시로 확인되는 교회의 성사와 죄의 육적 욕망을 십자가에 달아 죽임으로써 이루어진다.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달려 죽었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또 나를 위해서 당신의 몸을 내어주신 하느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갈라디아 2,19~20)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가 된 우리는 이미 예수와 함께 죽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로마 6,3)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으심을 선포하고 이것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하십시오."(고린토전 11,2)
"그리스도 예수에게 속한 사람들은 육체를 그 정욕과 욕망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입니다."(갈라디아 5,24) - 어떻게 우리 죄의 육적 욕망을 십자가에 못 박을 수가 있는가?
죄의 육적 욕망을 억제하며 이것과 반대되는 것을 실천하면 죄악의 욕망을 십자가에 매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리셨지만 자신을 못 박은 사람들을 용서하시고 오히려 그들을 위하여 기도드리시고 죄인들을 용서하셨듯이 우리도 적들에게 악을 행하지 않고 그들을 용서해 줄 때 실제로 우리의 분노를 십자가에 못 박을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