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모든 사람과 화평하게 지내시길 힘쓰시오." (히브리서 12,14)

 

 

"모든 사람과 화평하게 지내시길 힘쓰시오." (히브리서 12,14)

(소티리오스 대주교)


사로프의 성 세라핌은 말하길 "내면의 평화를 얻으십시오. 그러면 수많은 영혼이 당신 곁에서 고요함을 찾을 것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지난주 강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신자가 우선 자신의 마음에 평화를 얻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들의 평화를 찾도록 도와줍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세상에서 사람들이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소망은 '평화의 왕'인 그리스도이시며 그분 곁에서 평화를 찾은 사람들입니다.

 

주님께서는 산상설교에서 아주 중요한 참된 행복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마태오 5,3-12 참조) 아홉 가지로 분류한 내용을 통해 '행복한 사람들'을 정의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중에는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9절)라는 구절도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처음부터 인정해야 합니다. 가족, 친구, 이웃,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관계가 나빠지고 결국에는 그 사람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상황까지 갑니다. 이런 사실은 매일 우리가 가정이나 사회에서 겪고 있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 사이에서 평화와 질서를 빼앗아가는 원인은 무엇입니까? 주님의 형제 성 야고보는 그의 서신에서 이렇게 질문하고 대답합니다. "여러분은 무엇 때문에 서로 싸우고 분쟁을 일으킵니까? 여러분의 지체 안에서 갈등을 일으키는 욕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까?"(야고보 4,1) 

원인은 인간의 욕정입니다. 욕정이 마음에 침투하여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과의 평화도 사라지게 합니다. 우리가 경험한 바와 같이 누군가에게 좋지 않은 소문을 듣거나 억울한 누명을 쓰거나 부당한 대우로 나의 자존심이 무시당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최악의 상황이 되어 결국에는 상대방을 다시는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지경에 내몰리게 됩니다. 게다가 인간관계를 가시처럼 약한 곳을 찔러서 훼방 놓는 것이 바로 질투입니다. 사소한 원인으로 평화와 같은 소중한 자산을 잃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나는 지금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만약 상대방과 이런 험악한 상황에 부닥칠 경우에 어떻게 그와 평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요?

답변은 쉽지 않습니다. 나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의 행동을 바꿀 힘은 우리에게 없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만을 통제합니다. 그리고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으로 우리 자신의 행동만을 주님께서 원하시는 방향으로 새롭게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위해서 뭔가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와의 관계와 조금 멀어졌다면 우선 나 자신이 말로나 행동으로 그 사람을 서운하게 했는지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내 잘못으로 판단되면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고의였든 불가피한 경우였든 피해가 생겼다면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적절한 보상을 해 주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로는 이렇게 권고합니다. "여러분의 힘으로 되는 일이라면 모든 사람과 평화롭게 지내십시오."(로마 12,18) 그리고 해결되지 않고 문제가 심각하다면 기도하고 겸손하게 인내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해결할 가능성이 보인다면 서로가 평화를 다시 가져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주님의 말씀과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우리는 ‘평화’라는 은총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희생하면 은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형제끼리 서로 불화가 쌓여도 주님께서는 끝까지 인내한 형제에게 엄청난 보상을 주셨던 예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부 중에 남편이 아내에게 혹은 아내가 남편에게 오랫동안 인간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해 주지 않았지만, 하느님께서 그들을 도와주셔서 그들은 잘못된 행동을 바꾸고 마침내 부부가 마지막까지 평화와 조화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사는 예들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평화를 받아들이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와 같은 예는 주님께서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듣지 않거든 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라."(마태오 18,16) 계속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결국 사람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면 소속되어 있는 교회의 영적 아버지에게 중재를 부탁을 드려서 서로 간의 적대심을 없애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서 다른 사람과 평화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어떠한 관계를 맺기를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방법으로 그 사람의 영혼 구원을 위해서 뜨거운 기도를 올리고, 하느님께서 자신이 스스로 깨닫게 해 주시도록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 보고 활용해 봅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이 있을 때는 상대방에 대한 증오가 조금이라도 마음에 남아있어서는 안되며 오로지 진지한 사랑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이 짧은 강론에서 자세하게 다룰 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은 우리 각자가 다른 사람들과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일반적인 답변을 해드리고자 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우리는 하느님과의 평화를 유지하고 우리 자신과의 평화를 유지하고 나와 관련이 있는 다른 사람들과 특히 우리 가족과 친구들과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합시다.

 

그리고 우리가 이러한 평화를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을 서로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의 지인들에게도 더욱더 확대해서 노력한다면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가장 위대한 명예인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입니다."(마태오 5,9) 

 

그러므로 우리 마음에 평화를 이루고 다른 모든 사람과 평화로운 관계를 맺기 위한 모든 수고, 모든 노력, 모든 희생에는 가치가 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하느님의 얼굴을 뵙고 그분과 영원히 기뻐할 자격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