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하느님의 손에 맡기면...
내가 아는 사람 중의 하나가 자기 친척 중에 조카뻘 되는 아이를 맡아 키우게 되었다. 그 사람은 자기 살림도 근근이 해나가는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그에게는 언제나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했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따랐다. 그런데도 그는 집안 조카 아이를 맡는 데 대해 조금도 괴로워하거나 불평하지 않았다. 그의 자세는 그렇게도 온유하고 다정하고 평화로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물었다. 아니, 물었다는 것보다 그럴 수 있는 비법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그는 이렇게 간단하게 대답했다.
"아무 비법도 없습니다. 그저 그 애를 사랑할 뿐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도 평화로울 수 있어요? 그렇지 않아도 힘들고 어려움이 많을 텐데요."
나는 그의 마음의 평화가 어디서 오는 것인가를 알고 싶어서 다시 물었다. 그는 이번에도 간단하게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특별한 것이 뭐 있겠습니까? 모든 것을 다 하느님 손에 맡길 뿐이지요.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해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을 찬양합니다. 아마도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이 당신 보기에 내가 평화로워 보이는가 봅니다."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평화롭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