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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24인 수호성인

성 세르기오스 라도네즈의 수도사제(9월 25일)

 

어린 바르톨로메오

성인은 1314년 러시아의 로스토브(Rostov)에서 태어났으며, 부모 끼릴과 마리아는 성인에게 바르톨로메오라는 세례명을 지어주었다. 일곱 살이 되었을 때, 공부를 시작했으나 다른 형제들인 스테파노스, 베드로와 달리 잘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날 한 수도사를 만나 축복을 받은 성인은 모든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정확하게 시편을 읽게 되었다. 그 수도사는 부모에게 ‘이 아이는 성삼위의 거처(居處)가 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알도록 이끌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성인은 더욱 헌신적으로 성당에서 성서를 읽기 시작하였다. 열 두 살 무렵부터는  스스로 금식을 더 엄격히 지키며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었다.

 

수도사 세르기우스

라도네즈(Radonezh)로 이사한 뒤, 두 형제는 결혼하였으나 성인은 수도사가 되길 원했다. 그후 부모가 죽자 남은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과 어린 형제인 베드로에게 나누어주고, 아내를 잃은 형 스테파노스와 함께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작은 성당과 거처를 짓고는 수도생활을 시작하였다. 마침내 1337년 성인은 스물 네 살이 되었을 때, 세르기오스라는 이름으로 정식 수도 서원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홀로 숲에서 지내며 기도에 전념하였고, 곰에게 마지막 남은 빵 한 조각을 나누어 주는 등 하느님의 창조물을 향한 넘치는 사랑과 금욕적인 삶을 살며 지냈다.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열 두 명의 수도자가 찾아 와 자신들의 영적인 아버지가 되어 달라고 간청하자 하는 수 없이 주교의 권고를 받아 들여 1354년 사제 서품을 받고 수도원장이 되었다.

 

성삼위 수도원 - 러시아 교회 영성의 보고(寶庫)

성인은 특별히 청빈한 삶을 사랑했으므로 수도사들이 어떤 기부나 헌금도 받지 말 것과 개인적으로 재산을 소유하지도 않도록 엄격히 지시하였다. 이같은 수도원 규칙을 몇몇 수도사들은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기도 하였으나 하느님께서는 도리어 기적적인 방법으로 성인의 뜻을 도와주셨다. 이후 수도사들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났으며, 수도원은 더욱더 발전하였다. 1380년 타타르인들과 전쟁이 벌어졌을 때, 성인은 조국 러시아를 위해 기도하였고 러시아는 승리하여 마침내 타타르인들의 멍에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처럼 교회와 수도원과 나라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성인은 1392년 9월 25일에 평화로이 안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