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바르톨로메오
성인은 1314년 러시아의 로스토브(Rostov)에서 태어났으며, 부모 끼릴과 마리아는 성인에게 바르톨로메오라는 세례명을 지어주었다. 일곱 살이 되었을 때, 공부를 시작했으나 다른 형제들인 스테파노스, 베드로와 달리 잘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날 한 수도사를 만나 축복을 받은 성인은 모든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정확하게 시편을 읽게 되었다. 그 수도사는 부모에게 ‘이 아이는 성삼위의 거처(居處)가 될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알도록 이끌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성인은 더욱 헌신적으로 성당에서 성서를 읽기 시작하였다. 열 두 살 무렵부터는 스스로 금식을 더 엄격히 지키며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었다.
수도사 세르기우스
라도네즈(Radonezh)로 이사한 뒤, 두 형제는 결혼하였으나 성인은 수도사가 되길 원했다. 그후 부모가 죽자 남은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과 어린 형제인 베드로에게 나누어주고, 아내를 잃은 형 스테파노스와 함께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작은 성당과 거처를 짓고는 수도생활을 시작하였다. 마침내 1337년 성인은 스물 네 살이 되었을 때, 세르기오스라는 이름으로 정식 수도 서원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홀로 숲에서 지내며 기도에 전념하였고, 곰에게 마지막 남은 빵 한 조각을 나누어 주는 등 하느님의 창조물을 향한 넘치는 사랑과 금욕적인 삶을 살며 지냈다. 성인의 가르침을 따르려는 열 두 명의 수도자가 찾아 와 자신들의 영적인 아버지가 되어 달라고 간청하자 하는 수 없이 주교의 권고를 받아 들여 1354년 사제 서품을 받고 수도원장이 되었다.
성삼위 수도원 - 러시아 교회 영성의 보고(寶庫)
성인은 특별히 청빈한 삶을 사랑했으므로 수도사들이 어떤 기부나 헌금도 받지 말 것과 개인적으로 재산을 소유하지도 않도록 엄격히 지시하였다. 이같은 수도원 규칙을 몇몇 수도사들은 불만족스럽게 생각하기도 하였으나 하느님께서는 도리어 기적적인 방법으로 성인의 뜻을 도와주셨다. 이후 수도사들의 수는 점점 더 늘어났으며, 수도원은 더욱더 발전하였다. 1380년 타타르인들과 전쟁이 벌어졌을 때, 성인은 조국 러시아를 위해 기도하였고 러시아는 승리하여 마침내 타타르인들의 멍에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처럼 교회와 수도원과 나라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 성인은 1392년 9월 25일에 평화로이 안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