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가 저에게 “너희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이 사랑에 넘치신 분이라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너희 하느님은 왜 이 세상에 그처럼 악이 판을 치도록 내버려 두시니?”라고 물었습니다. 세상에 악이 존재하게 된 것은 하느님 책임인가요?
하느님께서는 물질세계를 창조하시기 전에 10대대의 천사들을 만드셨고 이들에게 자유 의지를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이들은 하느님께 순종하여 하느님의 뜻을 수행할지 말지를 자신들의 의지로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중 9대대는 하느님 곁에 영원히 남아 봉사하기로 했는데 이들이 바로 헤루빔, 세라핌, 대천사 미하일, 가브리엘, 라파엘 등이었습니다.
하지만 루시퍼가 대장으로 있던 한 대대는 하느님께 반기를 들고 대항하다가 하느님의 군대에서 떨어져 나갔습니다. 그로부터 루시퍼가 하는 일은 하느님의 사업을 망쳐 놓고 하느님과 관계를 맺는 사람들을 못살게 구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아름답게 창조하셨습니다. 하느님은 하늘과 땅, 짐승들과 나무들, 온갖 꽃들 그리고 낙원을 만드시고 낙원 안에서 아담과 하와가 행복하게 살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타락한 천사 루시퍼는 첫 인간들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서 질투심을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귀 루시퍼는 첫 인간들이 하느님의 뜻을 어기도록 유혹했고 인간들은 루시퍼의 꼬임에 넘어가 하느님을 배반했습니다. 아담과 하와도 자유 의지를 갖고 있었는데 그들은 이 자유 의지로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 버렸습니다. 그 결과로 세상에는 온갖 악이 퍼지게 되었습니다. 인간들은 낙원에서 쫓겨났고, 슬픔과 고통을 겪으며 살아가야만 하게 되었습니다.
낙원에서는 일하지 않아도 먹을 것이 풍부했지만 낙원을 떠난 후로는 열심히 일해야만 그들은 식량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질병과 죽음을 맛보게 되었고, 후에는 홍수나 지진 같은 재해도 겪어야만 했습니다.
바실리오스 성인은 “질병은 하느님의 창조물이 아니다. 하느님은 인간에게 건강한 몸과 영혼을 주셨다. 하지만 인간이 하느님에게서 멀어졌기 때문에 질병과 고통을 겪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본래 하느님은 천국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도록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살면서 하느님을 닮아가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할 것이며 무엇은 또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인간들에게 자유 의지라는 선물을 주셨습니다. 즉 하느님께서 인간을 위해 계획하신 이 모든 복이 오로지 인간의 자유로운 선택의 결과이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하지만 인간들은 자유 의지를 잘못 사용하여 하느님의 명령을 거역했고, 마귀의 나쁜 충고를 따랐습니다. 이렇게 해서 악이 온 세상에 퍼지게 된 것입니다.
하느님은 인간들을 다시 당신 곁으로 불러오시기 위해 외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셨습니다. 그리스도는 당신의 교회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시길 원하십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자유로운 의사로 회개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을 받아들이시지, 싫다는 사람들을 억지로 끌어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악행을 저질러도, 하느님께서 그 죄를 깨닫고 탕자처럼 자벌적으로 돌아오는 모든 사람을 사랑으로 받아주시고 기뻐하십니다. 교회사를 보면 정말 악한 죄를 저질렀지만, 회개를 통하여 성인들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자유를 존중하는 분이시기 때문에 비록 어떤 사람이 나쁜 짓을 저지를 것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계시기는 해도 이를 막지 않고 내버려 두십니다. 하느님은 악에서 돌이켜 구원받을 수 있는 길을 준비해두시고, 기다리시지만,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자신입니다. 결국, 하느님의 선한 길을 택하지 않기 때문에,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