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빛을 비춥니다.
(소티리오스 대주교)
그리스도는 참된 빛이십니다. 주님의 빛은 믿는 사람 누구에게나 전해지고, 거룩하고 하나인 교회의 일원으로서 주님과 합일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그리스도인들도 빛이 됩니다. 그리스도로부터 빛을 받은 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그 빛을 비추게 하는 것은 당연히 자연스러운 결과입니다. 자신만을 위해 그 빛을 간직하거나 숨길 수는 없습니다.
주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있는 마을은 드러나게 마련이다. 등불을 켜서 됫박으로 덮어두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등경 위에 얹어둔다. 그래야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을 다 밝게 비출 수 있지 않겠느냐?"(마태오 5,14-15)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임무는 주님의 빛을 널리 다른 사람에게도 비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실현이 가능할까요?
첫째, 우리가 모범을 보임으로써 주님의 빛이 비칩니다.
이것은 모범이 되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통해, 그리고 청빈의 삶을 통해 가능합니다. 그리스도의 빛으로 밝아지고 순결해진 삶으로, 조용하고 밝은 얼굴과 순수한 시선 그리고 절제된 말로 무장한 우리를 통해 사람들은 영적인 빛을 받게 됩니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세 명의 수도자가 일 년에 한 번씩 성 안토니오스 수도자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성인을 방문할 때마다 두 명은 영적 투쟁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그러나 한 명은 항상 침묵하면서 이야기만 들었습니다. 성인이 그에게 말했습니다.
“형제여, 오랫동안 나를 찾아왔지만, 그대는 짧은 질문조차도 한 적이 없군요.”
그는 스승에게 존경을 가득 담아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스승님! 저는 그저 당신을 바라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십니다.”
그리스도의 빛이 자연스럽게 인간의 영혼을 비출 때, 다른 특별한 노력 없이도 주변에 널리 퍼지게 됩니다.
둘째, 빛을 주시는 말씀으로 가능합니다.
거룩한 사도들은 스승이신 주님의 말씀에 따라 영국에서부터 인도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나라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고 그리스도의 빛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사도로부터 시작된 교회는 사명을 받은 신앙 공동체와 함께 계속해서 온 세상에 선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열정과 실천은 '빛나는 자들'이라고 불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성 끼릴로스와 성 메토디오스는 슬라브 민족에게 선교하여 정교회의 빛을 밝힌 분들입니다. 성 그레고리오스는 아르메니아 민족에게 주님의 빛을 전했습니다. '세 분의 빛나는 별들'이라고 불리는 성 대 바실리오스, 성 그레고리오스, 성 크리소스토모스는 주님의 가르침을 통해 빛나는 광선처럼 온 세상에 복음의 빛을 비췄습니다.
물론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성인들의 영적 수준에 도달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각자의 영적인 능력에 맞춰서 선교 사업에 동참하여 사람들에게 주님의 빛을 받게 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불신앙하고 하느님에 대한 무지의 어둠 속에서 살고 있으며, 그늘진 사회에 절망하고 있습니까? 하지만 이들을 위해 빛나는 정신과 맑은 마음을 가진 그리스도인 한 사람의 좋은 말 한마디가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셋째, 착한 행실로 주님의 빛을 비추게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직접 알려 주셨습니다. "너희도 이와 같이 너희의 빛을 사람들 앞에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마태오 5,6)
물론 주님께서는 우리가 실천할 수 없는 능력 밖의 엄청난 행실을 하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닙니다. 집 안에서 자연스럽게 빛을 밝혀주는 작고 소박한 등잔처럼, 우리도 그리스도로부터 빛을 받아 선한 행실로 우선 가족들에게 빛을 밝혀야 하겠습니다.
그리스도인다운 행실로 아이들에게, 남편에게, 아내에게 서로 빛을 비추어야 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부부가 거룩한 행실로 훌륭한 그리스도인의 가정을 지켜나갔습니다! 수많은 성인에게는 거룩한 어머니들의 헌신이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질책하고 역정 내며 야단치거나 도를 넘는 지나친 방법의 훈육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진실한 사랑 안에서 나오는 선행이 유익한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그리스도인의 선행을 사회의 다양한 환경 속에서 확장할 것입니다. 교회와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선한 일에 기꺼이 참여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정의를 실천하고, 경제행위와 직장에서 정직함으로 실천하고 약속을 지키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봉사하고 도움을 줍니다. 인내심과 친절로 우리에게 해를 가하는 사람을 용서하고, 그들이 가진 악한 마음을 바꾸게 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실천한다면 모든 것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빛을 밝히는 우리의 행실은 사람들을 감동하게 할 것입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시대에도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따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을 가능하지 않다고 이해하지 못하는 분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한다면 우리 주변 사람들은 구세주이신 그리스도께 점점 더 온전히 이끌리게 될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영혼이 빛을 받기 위해서 그리스도께로 다가가 하늘의 아버지를 찬양하게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계속해서 우리가 불꽃이 되고 모범을 보여서 빛나는 모습으로, 빛을 주는 말씀의 전달자로, 빛나는 행실로 주변 사람들에게 빛을 전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를 통해서 하느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도록 우리 마음 안에 그리스도의 빛을 계속 간직하도록 노력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