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우리의 아버지이신가?
(성 아브그시티노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실 때 '하느님은 정말 좋은 분이시고 선하신 분이시며 우리 아버지가 되신다.'라고 한다. 그런데 만일 당신이 어떤 나쁜 것을 요청한다면 어떻게 해주시겠는가? 그때는 안 들어주시고 안 해주시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그러나 우리는 어떻게 하는가?
하느님께서 그대가 원하는 대로 해주시지 않으면 더는 하느님으로 섬기지 않는다. 그리고는 아예 그렇게 하기로 하고 모든 사람에게 떠들어댄다. “내가 얼마나 요청했는데! 몇 번이나 요청했는데! 얼마나 간절하게 요청했는데! 그런데도 들어주지 않으셔. 그러니 나도 내 삶에서 하느님을 제쳐 놓았어.
"무엇을 요청했는가? 원수를 죽여 달라고? 같은 시간에 그대의 원수가 그대를 죽여 달라고 요청했다면 하느님은 어떻게 하셨어야 하는가? 누구의 말을 들으셨어야 하는가?
누가 그대들을 있게(창조) 해주셨는가? 그대도 사람이고 원수인 그도 사람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은 그대와 그 사람, 두 사람 모두의 아버지이시고 창조주이시다. 들어주시면 두 사람 모두를 들어주시거나, 안 들어주시면 두 사람 모두를 안 들어주시거나 하신다.
그대의 요청을 안 들어주셔서 유감인가? 무엇을 요청했던가?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것을 요청하지 않았던가? 그리고는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오히려 기뻐하라. 만일 들어주셨다면 그것은 그대에게 해가 되고 재난이 되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애정으로 그대의 그런 기원을 들어주시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