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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이야기/일상 * 화보

성탄절 메시지 (한국 정교회 교구장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진리를 찾았습니다!"

 (한국 정교회 교구장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주님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그리스도가 오시기 이전 시대의 사람들은 항상 진리를 구하며 다녔습니다. 의식했든 의식하지 않았든 그들이 가졌던 질문은 항상 진리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진리의 씨앗들은 찾았으나, 진리 그 자체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극히 높은 곳에서 우리 구세주가 찾아오셨을' 때, '우리는 진리를 찾았습니다.'(성탄절 엑사뽀스띨라리온 중) 이 성가의 작가는 진리를 찾은 것에 대해 큰 기쁨과 거룩한 열정을 표현합니다. 그의 기쁨과 열정은 너무도 타당한데,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스 성인이 말씀하시듯 '진리보다 더 강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안드레아와 요한 두 사도가, 육화하신 진리이신 그리스도를 처음 만난 이래로, 세세대대에 걸쳐 모든 신자들은 이제 첫 사도 안드레아와 같은 열의를 가지고 "메시아를 만났습니다."(요한 1,42)라고 외칩니다. 왜냐하면 지상의 삶과 천상의 삶에 있어서, 계시되어 밝혀진 진리보다 더 중요하고 더 위대한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오신 이후, 진리는 이데올로기나 철학적 이론이 아니라,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필립비 2,9)이라고 성서에 기록되어 있듯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분은 하느님이시자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성령으로 또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심'을 믿은 사람들은 그저 하나의 진리만을 찾은 것이 아니라, 진리의 일부만을 찾은 것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를 전부 찾은 것입니다. 

예전에 빌라도는 "진리가 무엇인가?"(요한 18,38)라고 물었지만, 이제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이런 의문을 갖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진리요"(요한 14,6)라고 선언하신 분의 삶과 가르침에서 진리를 발견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미 계시되어 밝혀진 진리를 아직까지 찾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무도 그들에게 진리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거나, 그들이 진리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혹은 진리에 대해 좋지 않은 의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세 가지 경우에 대해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큰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요즘과 같은 전자 문명 시대에는 "많은 사 람이 진리에서 떠났고"(2디모테오 2,18 참조), 그래서 오늘날 진리는 가짜뉴스의 확산과 함께 고의적으로 잘못된 정보, 기만, 특정 이익과 편향에 맞게 쓰는 언론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책임은 날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거짓 정보의 확산, 선전선동(프로파간다)의 확산, 특정 인물이나 특정 기관을 말살할 목적으로 타겟을 정해 공격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진리와 그의 교회를 모든 민족들에게 전파하기 위해서, 그리해서 "우리의 행동이 복음의 진리를 따르도록"(갈라디아 2,14 참조) 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책임이 커지게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탄생하실수록, 즉 더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를 알게 될수록, 거짓말과 다양한 음모를 퍼뜨리는 이들에게 영향을 받는 사람들은 줄어들 것입니다. 

진리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여러 음모들과 이기적인 방편들과 온갖 종류의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 이념에 지친, 또 이런 것들을 믿어 피해를 당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선포하십니다.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이 당신을 알게 되고, 당신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어 모든 종류의 종살이에서 해방되도록 초대하십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그리스도의 탄생이라는 기쁜 축일을, 올해도 전염병의 폭풍우 속에서 맞이합니다. 더욱이 지금 세계 공동체는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크게 불안해하면서 성탄절을 맞고 있습니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사람들의 인내와 참을성을 시험하고 그들 마음속에서 기쁨을 거두어가려 합니다. 

우리는 일상 생활가운데서 그리스도의 진리와 지상에 있는 그분의 창조되지 않은 교회의 진리를 충실하고 올바르게 따르도록 노력합시다. 그러면 "우리 마음이 기쁨에 넘칠 것이며 그 기쁨은 아무도 빼 앗아가지 못할 것입니다."(요한 16,22 참조)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님과 주님 안에 있는 모든 성직자들과 협력자들의 따뜻한 축일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스도에게서 받은 은총과 진리"(요한 1,17 참조)가 항상 우리들의 마음을 지켜 주시기를, 그리하여 "진리의 성령과 사람을 속이는 악령을 가릴 수"(1요한 4,6) 있기를 기원합니다. 

여러분들과 여러분 가족들 모두가 건강하고 축복된 성탄절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이 땅에 탄생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풍성한 사랑 과 존경의 마음으로, 

 

†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