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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이야기/일상 * 화보

성탄절 메시지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

 

«기이하고 영광된 신비를 나는 보노라. 동굴은 하늘, 헤루빔 대신 옥좌 되신 동정녀…»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


주님의 성육신이라는 기쁘면서 세상을 구원하는 사건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연구하면 할수록 우리는 인간의 이성이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에 마주하게 됩니다. «축일 중의 축일»이라는 성탄절에 대해 설명하고 저술한, 하느님의 빛을 받은 지혜로운 교부들조차도 이 같은 위대한 사건에 대해 크나큰 경탄과 놀라움을 표현합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아들은 왜 동정녀의 아들이 되셨는가?», «그리스도께서 인간의 몸을 입고 이 땅에 오심으로 인해 인류와 온 세상에 미치는 무수한 은혜와 유익함은 무엇인가?»와 같은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 놀라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게 되자, 교부들은 더 이상의 연구를 지속하지 못하고 이렇게 외칩니다. «기이하고 영광된 신비를 나는 보노라.» (성탄 까따바시아 중). 즉, 이것은 우리가 해설할 수 없는 기이한 신비라는 것입니다. 

«육화의 신비는 말로 설명될 수 없고, 우리 모두 오직 믿음으로써만 당신을 찬양하고 외치나이다. 설명될 수 없는 주님이시여, 당신께 영광을 바치나이다.» (성탄절 애니 중)

그러나 하느님의 아들의 성육신의 신비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 없지만 성서와 교부들은 하느님의 아들께서 왜 하늘의 영광을 떠나서 사람이 되시어, 계속되는 모욕과 박해와 중상을 당하길 받아들이시고, 불명예스럽게 십자가 위에서 죽음을 당하셨는지를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이것을 ‘신앙의 신조’ 속에서 압축적으로 고백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외아들이심을 믿나이다. …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셔서 성령으로 또 동정녀 마리아께 혈육을 취하시고 사람이 되심을 믿나이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신앙의 신조’에서 «우리 인간을 위하여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라는 구절을 읽을 때, 이 구절에 얼마나 풍부한 유익이 내포되어 있는지 이해하시나요?

-악마는, 주님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인해,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 자신의 힘을 떨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마귀 들린 게르게사 사람을 고치셨을 때도, 주님께서 그 사람 안에 있던 마귀를 쫓아내실 때에, 마귀들은 예수님께 자기들이 돼지들 속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마귀는 돼지에게조차 들어갈 힘도 없고,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에게 들어갈 힘은 더더욱 없습니다.

- 저승에서 사탄에게 사로잡혀 있던 영혼들이 해방되었습니다. 주님을 믿는 자들의 영혼은 육신에서 분리될 때, 즉 육신이 죽음을 맞이할 때, 하느님 곁으로 가서 계속해서 그분 곁에 머물게 됩니다. 죽음은 이제 ‘잠’으로 바뀌었습니다.

- 인류 첫 조상들의 불순종으로 인간에게 닫혔던 낙원이 다시 열렸습니다.

- 인류 첫 조상들의 원죄는 마치 전염병처럼 세대에 걸쳐 전해졌고 인간을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 조상들의 원죄와 회개하는 이들의 개인적인 죄들은 교회의 거룩한 신비로 죄 사함 받게 되고, 신자는 다시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가 됩니다. 이것이 바로 신자들이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는 이유입니다. 

- 사람과 천사는 이제 한 양떼가 되어 함께 삼위일체 하느님을 경배할 수 있습니다.

- 더욱 놀라운 것은 사람의 육신을 입으신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육신을 거룩하게 하셨고, 사람의 육신이 신화(테오시스)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는 것입니다. 교부들은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하느님은, 은총을 통해, 사람을 하느님과 닮게 하기 위하여 사람이 되셨다.» 이것이 바로 감사의 신비 성사의 목적입니다. 즉, 신자가 주님의 거룩한 몸과 피를 모심으로써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 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는, 하느님의 아들과 하나가 된 신자는 하느님 나라의 선한 것들을 물려받는 공동 상속자가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주님께서 베들레헴 동굴에서 거룩하게 태어나심으로써 인간에게 베푸신 은혜의 일부입니다.

그리고 가장 놀라운 것은, 주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에 대적하며 우상들을 숭배하던 때에, 이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셨다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구원의 희망이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위일체 하느님 당신께서 직접 인간 구원의 계획을 맡으셨습니다. «아버지께서 좋아하신 대로, 말씀은 인간이 되셨고, 동정녀는 - 성령을 통해 - 사람이 되신 하느님을 낳으셨나이다.» (성탄절 애니 중). 인간 구원의 계획은, 하느님의 외아들의 성육신을 통해 실현되었는데, 이 구원 계획이 실현된 유일한 이유는 바로 하느님께서 인간을 무한히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성부 아버지께서는 사랑 때문에, 성자 아들을 희생시키십니다. 성자 아들은 인간에 대한 사랑 때문에, 겸손하게 인간이 되셔서 십자가에 못 박히는 고통을 겪으십니다. 성령은 사랑 때문에, 성부와 성자와 함께, 세상 구원의 계획을 완성하기 위해 일하십니다.

그리고 각 신자들은 주님의 탄생으로부터 누릴 수 있는 모든 혜택을 은총으로 누리고 있습니다. 즉, 하느님께 받는 선물로서, 그에 대해 대가로 지불해야 하는 것 없이, 누리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로는 그것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구원을 받은 것은 하느님의 은총을 믿고 그리스도를 믿어서 된 것이지 여러분 자신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에페소 2:8). 그것도 그런 것이,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처한 이 상황에서 하느님께 무엇을 바치길 기대하시겠습니까!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이 성탄절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가운데 오심으로써 우리에게 가져다주신 은혜와 축복의 풍성함을 우리가 마음으로 깨달을 때, 우리가 지금 보내고 있는 힘들고 슬픈 상황들이 한풀 꺾일 것이라 확신합니다. 그리고, 천사들이 베들레헴의 목자들에게 선포한 평화와, 그리스도의 기쁨의 표현이 우리 마음속을 다스리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모두 기쁘고 평화롭고 축복된 성탄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아버지로서 간절한 마음을 담아

 

+ 피시디아의 소티리오스 대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