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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성의 샘터

십자가, 생명의 나무

 

십자가, 생명의 나무


사막을 횡단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나무 그늘에 앉아 잠시 쉬면서 목도 축일 수 있는 오아시스가 필요하다. 영적인 여행을 하는 동안에도 오아시스는 필요하다.

 

정교회는 금식 기간인 사순절 기간 중간 쯤에 오아시스의 역할을 하는 십자가 경배 주일을 제정하여 우리가 생명의 나무인 십자가로부터 힘을 얻어 주님의 거룩한 부활의 날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해서 투쟁할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십자가 경배 주일이 제정된 데에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이는 “마라”(출애굽기 15,23)라는 곳과 관계가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이집트를 떠나 홍해를 건너 마라라는 곳에 도착했지만 그곳의 물이 써서 마실 수가 없었다. 모세가 하느님의 지시에 따라 나무 가지 하나를 꺾어 샘에 던지자 물이 단물로 변해 사람들이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생명의 나무인 십자가는 금식의 날들을 달콤하게 만들며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준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당신의 십자가의 힘으로 우리를 악의 유혹에서 보호해 주시고 앞으로 남은 사순절 기간을 우리가 순결하게 지낼 수 있게 하시어 당신의 고난과 영광스러운 부활에 참여할 수 있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