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서에는 동정녀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은 했지만 결혼했다는 기록이 없고, 교회 전통도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럼 결혼하지 않을 것이었다면, 동정녀 마리아는 왜 요셉과 약혼을 했나요?
잘 아시다시피 요아킴과 안나는 나이가 많이 들어서 마리아를 얻었습니다. 마리아가 세 살이 되자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 마리아를 바쳤고, 몇 년 후에 그들은 사망한 듯합니다. 마리아가 사춘기에 접어들자 사제들은 그녀에게 의롭고 경건하며 다윗의 후손인 홀아비 요셉을 인생의 반려자로 골라 주었습니다. 이 사건은 하느님의 섭리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거룩한 교부들은 동정녀 마리아의 약혼이 신비를 담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처녀가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 (이사야 7,14)이라고 예언했습니다.
만일 동정녀 마리아가 약혼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한 사실이 밝혀졌더라면 당시의 유다법에 따라 그녀는 돌로 쳐서 죽이는 벌을 받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그녀가 약혼을 하도록 배려하셨으며, 예수가 태어났을 때 사람들은 그가 요셉의 아들인 줄 알았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요셉을 마리아의 남편으로 생각했고, 요셉과 죽은 전처 사이에서 나온 자식들은 예수의 형제들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복음서를 보면 동정녀 마리아는 요셉이 죽을 때까지 요셉의 약혼녀로 남아 있었으며, 그녀가 낳은 유일한 아이는 성령의 힘으로 잉태된 예수뿐이었습니다. 루가 1,27~35 그러므로 동정녀 마리아와 요셉의 약혼은 그녀와 그녀의 아들 예수가 유다법에 따른 벌을 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하느님의 깊은 섭리였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