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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그리스도인의 영적 생활 방식

 

그리스도인의 영적 생활 방식

(소티리오스 대주교)


“자애로우신 주님이시여 … 우리로 하여금 주의 말씀을 지키고 따르게 하시어, 모든 욕망을 이기고 만사를 주님 뜻대로 생각하고 행함으로써 영적인 삶을 살게 하소서.” 

이 구절은 신성한 복음 기도의 한 부분이며, 신성한 성찬예배에서 복음경을 읽기 전에 드리는 기도입니다. 이 기도는 예배 참여자들에게 신성한 복음을 읽는 목적을 이해시킵니다. 주님의 계명을 믿음과 헌신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래서 계명을 성취해 나가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합니다. 복음을 통해서, 사람들은 세속적 욕망(육체적 욕망 또는 다른 욕망들)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영적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을 받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렇게 함으로써 몸과 마음을 하나의 목적에 통합할 수 있습니다. 그 목적은 바로 하느님을 기쁘게 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신성한 복음 기도에서 찾을 수 있는 말씀들은 정교회의 정신적 삶, 즉 거룩함과 신화(테오시스)로 다가가는 삶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신성한 교부들은 영적 삶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으며, 그들의 개인적 경험으로부터 우리는 영적 삶을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교부들께서 구원에 필수적인 이 길로 어떻게 우리를 안내하는지 알아봅시다.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이해해야 할 점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영적 삶에서 진전을 이루어 나아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적” 이라는 단어는, 영혼이, 더 구체적으로 성령이 근원입니다. 성령이 바로 “모든 은총의 원천이며 생명을 베푸는” 것이며, 우리에게 영적인 삶을 제공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최우선 목표는 성령과의 연합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교회의 모든 신성한 예배뿐만 아니라 개인적 기도는 성령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하늘의 임금이시여, 위로자시여, 진리의 성령이시며 어디에나 현존하시며 온갖 것을 채우시는 이시여 …”

 

우리는 성령에게 그저 한번 오시기를 간청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 영원히 머무르시어, 우리와 함께 계속해서 남아있기를 간청하는 것입니다. 사로브의 성 세라핌에 따르면,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 인생의 목적인데, 즉 “성 사도들에게 내려오시고 오순절에 우리가 기념하는 성령을 얻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성스러운 신비를 통하여 우리가 성령과 연합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동시에, 우리도 혼신의 노력으로 기도하고, 회개하며, 선한 행실로 할 수 있는 일을 다합니다. 우리가 하는 이러한 일들이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영적 투쟁에서 우리가 불안을 느낀다면, 이는 우리가 하느님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기쁨으로 걸어가길 원하시지, 억지로 가길 원치 않으십니다. 성 넥타리오스는 “반드시 여러분의 마음 속의 성령이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십시오” 라며 조언하셨습니다.

 

그러나 성령이 우리 마음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죄악이 있는 모든 열정으로부터 깨끗해져야 합니다. 성 대 바실리오스께서는, “연기가 벌을 쫓아내듯이, 죄의 악취가 성령을 쫓아냅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 악취는 이기심, 증오, 비난, 육체의 죄 같은 것들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성령에 대한 기도중에서, 성령께서 “우리의 불결하게 된 모든 것을 깨끗하게 하시고”(즉, 죄로 이끄는 모든 결점들)라고 기도드리는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 마음 속에 회개와 겸손을 얻도록 할 수 있겠으나, 오직 성령만이 우리 내면을 깨끗이 씻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이렇게 해서 우리 안에 머물기 시작하면, 우리는 성령께서 제공해주시는 열매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이 열매는 성 사도 바울로가 갈라디아서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온유, 그리고 절제” (갈라시아 5:22-23)입니다. 이러한 영적 영양분뿐만 아니라, 성령의 계속적인 안내와 영감을 통해서 그리스도인들은 마침내 영적인 삶의 달콤함을 누릴 수 있으니, 이것이 거룩함이고 하느님과의 연합인 신화(테오시스)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가 무릎 꿇고 드리는 오순절 기도에서, 성령께서 우리에게 불의 혀처럼 오셔서, 우리를 깨끗이 씻으시고, 일깨우시고, 우리 마음을 따뜻하게 하시어, 우리 삶의 빛나는 안내자가 되시길 열렬히 요청 드리도록 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