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시작하고 하느님께서 끝맺으신다
세르비아의 B. M 사제
"전시에 대비해서 병마를 준비하더라도 승리는 주께 달려 있다."(잠언 21,31) 물론 전시에 대비해 병마를 준비해야 한다. 그 외에도 모든 가능한 준비는 다 해야 한다. 그러나 실질적인 도움은 하느님에게서 온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후의 승패는 하느님의 도우심에 달린 것이다.
영적 투쟁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덕을 쌓기 위해 노력하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결과는 하느님께 달린 것이다. 우리의 준비는 하느님께 무언가를 단순히 제안하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이 제안은 모두가 받아들여지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응답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그 경험으로 '사람이 시작하고 하느님이 끝맺으신다'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군인은 기도로 그의 정신을 기르고 그의 마음을 무장한다. 그리고 덕을 쌓기 위해 단련하면서 더욱더 투쟁하기 위해 의지를 강화해 나아간다. 그러나 구원은 하느님께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사업가는 어떤 부분의 사업을 물질적인 데서 영적인 것으로 전환하는 훈련을 날마다 받는다. 그것은 지상의 것을 천상의 것으로 하는 것이요. 썩어 없어지는 것을 영원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구원은 하느님께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스도의 농부는 그의 영혼의 밭을 잘 갈아 준비한다. 그리고 거기에 하느님 말씀의 씨를 뿌리고 가라지와 잡초가 나지 않도록 김매기를 하며 조심한다. 그러나 구원은 하느님께 달려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파라오의 막강한 기병대도 홍해의 물결을 당할 수는 없었다. 또한 바빌론의 무진장한 보물도 하느님의 버리심을 막지는 못했다.
어떤 사람이 모든 면에서 아무 걱정도 없이 잘 지내다가 예기치 않았던 어떤 일로 인해 모든 것을 다 잃는 일이 있다. 이것은 구원이 우리에게 달린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늘나라를 대비해 완전하게 무장하고 완전하게 준비한 성인들도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면 고뇌 속에서 괴로워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덕을 쌓기 위해 한 노력과 흘린 땀을 하느님께서 받아 주실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주님께서 하신 이 말씀을 기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너희도 명령대로 모든 일을 다 하고 나서는 '저희는 보잘것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따름입니다'하고 말하여라"(루가 17,10) 우리가 주님의 계명을 다 지킨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자기가 한 일로 여기지 말고 누가 지킬 힘을 주셨는가를 생각하라. 그런 다음 "저희는 아무 쓸모 없는 종입니다. 저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고백해야 한다.
"오 주여! 우리 구세주여! 우리를 도와 구원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