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종류의 순교자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
우리 주님은 ‘믿음의 순교자’라고 불립니다. 그 이유는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심으로써 성부와 성령의 신성을 온 세상에 입증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대순교자’라는 호칭을 얻으셨으며,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자신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세상 속에 있는 자신과 자신 안에 있는 세상을 십자가에 못 박으면서, 주님의 신성을 입증해야 합니다.
거룩한 사도들은 세상 끝까지 달려가 길을 잃고 방황하던 사람들과 이교도인들에게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고, 그들을 주님에게 안내해 주는 임무를 훌륭하게 수행함으로써 주님의 신성을 입증하는 말씀의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교회가 세워진 후 첫 3세기 동안의 끔찍한 박해의 시대에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온갖 고문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오직 하늘나라에서의 상을 기대하면서 또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의 완성자로 생각하면서 주님의 신성을 입증하는 피의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뒤이은 평화의 시대에는 불모지인 사막에 머물며, 그리스도를 위해 자발적으로 고행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고행의 땀을 한없이 흘리면서 주 예수 그리스도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고백한 사막의 수도자 성인들의 무리가 양심의 순교자가 되었습니다.
(6월 24일, 울산 성 디오니시오스 성당 축성식 가운데 바르톨로메오스 총대주교님의 말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