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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신랑이신 그리스도

 

성지 주일 저녁부터 성 대화요일까지 거행되는 예식은 왜 신랑 의식‘이라고 불리며 신랑 의식은 왜 그때 거행되나요?

 

열 처녀의 비유를 보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가 ‘신랑’으로 비유됩니다.(마태오 25,1-13) 이는 그리스도와 우리가 신랑과 신부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 관계는 헌신과 사랑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신랑이신 그리스도를 사랑하며, 신랑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합니다. 신랑이신 그리스도께서도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의 행복과 구원을 위해 모든 일을 하시며, 심지어는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까지 하셨습니다.

우리의 신랑이신 그리스도께서 고난을 당하시는 성 대주간이 시작되면 교회는 우리가 신랑이신 그리스도에게 관심과 시선을 집중하기를 원합니다. 꼭 필요한 일만 하고, 식사도 간소하게 하면서 우리를 위해 고난을 당하시는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시간을 우리가 더 많이 갖게 되기를 교회는 바랍니다. 또한 성 대주간 동안 매일 거행되는 거룩한 예식에 자주 참석하고, 회개와 고백성사로 우리 영혼을 깨끗하게 하여 부활절 저녁에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그리스도와 우리가 하나가 되는 영적인 결혼을 하게 되기를 교회는 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성지 주일 저녁부터 성 대화요일까지 신랑이신 그리스도의 성화를 성당 중앙에 모셔놓고 “이제 신랑이 한밤중에 오시도다…”라는 성가를 부르기 때문에 이때 거행되는 예식을 ‘신랑 의식’이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