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
그리스도의 승천은 역사 속에서 있었던 인간 문제와는 별로 연관되지 않는 많은 사건들 중의 어떤 사건이 아니다.
주님의 승천은 시간을 초월한 전인류와 연관되는 사건이다. 이 전 인류적인 의미는 성서의 인도를 받을 때 그 깊이를 알 수 있다.
주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사십일 동안 자주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그들을 가르치시고 믿음을 강조하시며 얼마 후부터 시작할 복음 전파의 큰 사업을 준비시키셨다.
부활 후 사십일이 되던 날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데리고 베다니아 근처로 가셨다. 거기서 두 손을 들어 축복하시면서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이 광경을 본 제자들은 놀라 감탄하며 엎드려 경배하였다 (루가 24,50-52)
우리는 그리스도를 하느님이시며 사람이신 신인(神人)으로 믿으며 고백한다. 그리스도의 인격은 신성과 인성의 결합이다. 이 결합은 두 성질이 서로 섞어지거나 그 본성에서 이탈하지 않는 결합이다. 즉 그리스도의 신성은 완전무결한 신성이었고 인성은 손상되기도 하고 죽기도 하는 완전한 인성이었다.
그리스도는 신적인 본성을 완전하게 지니시고 사람이 되셨다. 그리고 사람이 되신 후에도 성삼위의 다른 위격들과의 일체성에서 이탈함이 없이 하늘에서의 결합을 지속하였다.
이렇게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하늘에 오르셨다. 사도 바울로는 히브리 6,20에서 주님을 "우리보다 앞서 들어가신 분"이라고 하였다. 주님께서는 제일 먼저 하늘에 오르셔서 우리도 따라 올라갈 수 있도록 그 길을 열어 주셨다.
우리 교회는 이 주님의 승천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교회의 축일 성가에서는 그 기쁨과 감격을 벅차게 노래한다. 그 찬양에는 천사들도 동참한다.
그러면 천사들은 왜 감탄하였을까? 천사들은 인간이 낙원에서 나온 후 인간이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처음 봤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늘에 오르신 주님께서는 인성의 죄로 인해 밀려난 아버지께서 마련하신 옥좌를 회복하시고 그 자리에 앉으셨다. 다시 말해서 그리스도의 승천은 인간의 승천이며 하느님과 인간의 결합이다.
그리스도의 승천은 곧 인간의 신화(神化)를 의미한다. 하느님은 인간의 창조주이시며 인간은 하느님의 피조물이다. 교부들께서는 한마디로 하느님은 창조되지 않으신 분이고 사람은 창조물이라고 하였다.
이것이 그리스도의 승천이 인류에게 주는 중요한 의미이다. 그리고 우리들 각자에게는 어떤 의미를 주는가에 대해서는 축일 성가가 잘 말해주고 있다.
"흙으로 된 모든 것들과 섞어 없어지는 것들과 일시적인 모든 것들은 땅에 두고 우리 생각과 마음을 하늘로 드높일지어다. 거기에 우리 고향이 있고 그리스도께서 그분의 승천으로 마련해 주신 우리의 자리가 있기 때문이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