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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성인의 가르침

사랑 안에서 함께 하는 그리스도인들 (성 마카리오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혜를 가지고 있고 몸에 딸린 지체는 많지만, 그 모두가 한 몸을 이루는 것처럼 그리스도의 몸도 그러합니다. -중략- 그뿐만 아니라 몸 가운데서 다른 것들보다 약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이 오히려 더 요긴합니다. 우리는 몸 가운데서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부분을 더욱 조심스럽게 감싸고 또 보기 흉한 부분을 더 보기 좋게 꾸밉니다. 그러나 보기 좋은 지체들에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도 변변치 못한 부분을 더 귀중하게 여겨 주셔서 몸의 조화를 이루게 해 주셨습니다. 이것은 몸 안에 분열이 생기지 않고 모든 지체가 서로 도와 나가도록 하시려는 것입니다.”(고린토 전 12,25)

 

그리스도인들이 상호 간의 사랑이라는 기초를 얻기 위해서는 기도를 하거나 성서를 읽거나 어떤 일을 할 때나 사랑 안에서 함께 거해야 한다. 이렇게 하여야 여러 가지 상이한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서로 호의를 느낄 수 있고 서로에게 유익을 줄 수 있다. 성서는 무엇이라고 하는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마태오 6,10)

하늘나라 천사들이 교만함이나 질투 같은 것이 없이 화목하고 화평하며 사랑 가운데 거하고 서로 사랑하며 진실하게 살아가듯이 그리스도인들도 이같이 살아가야 한다. 30여 명이 한 모임 아래 있으면서 밤낮 한 가지 일만 할 수는 없다. 6시간 동안 기도에 몰두하고 그 후에 성서를 읽는 사람들이 있고, 봉사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 밖에 다른 형태의 노동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무슨 일을 하든지 서로 사랑하며 즐겁게 지내야 한다. 일을 하는 사람은 기도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내 형제가 얻는 보화는 우리 모두의 것이고, 또한 나의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해야 한다. 기도하는 사람은 성서 읽는 사람에 대하여 “그가 성서를 읽어서 얻는 유익은 곧 나의 유익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노동하는 사람은 “지금 내가 하는 일은 모두를 위한 것이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고린토 전 12,12)이며 각 지체는 자기의 일을 하면서 서로 돕는다.

눈은 온몸을 위해 보며, 손은 모든 지체를 위해 일하고, 발은 모든 지체를 지탱하면서 걷고, 한 지체가 고난을 겪으면 다른 모든 지체도 함께 고난을 겪는다. 그리스도인들의 생활도 이와 같아야 한다.

기도하는 사람은 일하는 형제가 기도하지 않는다고 그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일하는 사람도 기도하는 사람에게 “나는 일하는데 저 사람은 쉬고 있다”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봉사하는 사람도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말며, 각 사람은 무엇을 하든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해야 한다. 성서를 읽는 사람은 기도하는 사람에 대하여 사랑과 즐거운 마음으로 대하며 “저 사람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해야 한다. 기도하는 사람도 일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저 사람은 우리 모두를 위해 일하고 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