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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희망, 영혼의 산소

 

희망, 영혼의 산소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


우리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우리는 꿈을 가지며 기대를 안고 살아갑니다. 또한, 나이가 어린 사람일수록 더 많은 꿈과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땅에서 우리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 여정에는 희망이 꼭 필요합니다. 산소가 폐에 필수적이듯, 희망은 인간 존재에게 꼭 필요합니다. 산소가 없으면 우리는 질식하여 사망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희망이 없다면 우리에게 절망이라는 영적 질식이 오게 됩니다. 그로 인해 많은 형태의 우울증이 생기며, 또 모든 형태의 자살도 절망에서 시작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희망의 근거를 어디에 둘 수 있을까요? 오직 믿음에 둘 수 있습니다. 한 시인은 절대적인 확신을 가지고 이렇게 말합니다. “믿음에 희망을 두고 있는 사람을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는 삶에서 많은 투쟁을 겪었지만, 그때마다 항상 승리해 냈습니다.”

 

주변의 모든 것들이 우리를 실망시킬 때, 우리는 우리의 희망을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에 두고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아야겠습니다. ‘왜 세상에 이렇게 많은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하나입니다. 하느님이시면서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 없이 우리가 초월적 인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불행히도 우리는, 비인간적인 사람들과 같은 위치에, 혹은 인간이라 부를 수 없을 만한 사람들과 같은 위치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눈부신 성취에 눈먼 현대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느님, 당신은 우리 정신과 영혼과 우리 삶에 방해가 되니, 우리 앞에서 떠나소서. 우리 입술은 더 이상 당신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디에 도달했나요? 한편으로는 발전, 진보, 과학, 높은 수준의 기술에 도달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갈등, 유혈사태, 범죄, 테러 등 여러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아직 오지 않기라도 한 듯 코로나 바이러스가 닥쳐왔는데, 이는 인간이 스스로가 전지전능하다고 믿는 생각을 조롱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모든 일이 일어난 이유는 주 예수 그리스도 없이 우리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회개하는 마음을 가지고, 희망을 지탱하는 ‘믿음’과, 믿음에 담긴 ‘희망’에 의식적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또한 이 두 가지를 모두 완성시키며 우리가 모든 사람들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게 하는 ‘사랑’에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스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용기와 두려움을 가지고 삶을 살아갑시다. 우리가 마주할 어려움에 대한 두려움과, 자비로우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 앞서 그 어려움을 마주하시어 우리를 보호해 주실 것이라는 용기를 가지고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