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십자가는 부활을 예고합니다

 

십자가는 부활을 예고합니다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


대사순절 세 번째 주일에는 신자들이 십자가에 경배하고, 힘을 얻어서 부활절까지 영적 투쟁을 계속할 수 있도록 거룩한 십자가를 들어 올립니다.

거룩한 십자가는 사탄과 그의 덫에 대항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고, 고통받는 모든 이들에게 위안이 됩니다.

십자가는 부활과 함께, 그리스도 신자들의 삶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 됩니다. 

부활은 십자가 뒤에 오고 십자가를 전제로 하며, 십자가는 부활을 예고합니다.

십자가가 없으면 부활도 없습니다. 십자가 신학과, 교회 생활에서의 십자가의 중요성은 이러한 원칙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하느님의 영감을 받아 저술한 서신들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자신의 자랑이라는 점을 자주 강조합니다. “나에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는 아무것도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갈라디아 6:14) “멸망할 사람들에게는 십자가의 이치가 한낱 어리석은 생각에 불과하지만 구원받을 우리에게는 곧 하느님의 힘”(I고린토 1:18)이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로의 깊은 신학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악한 자들을 죽이는 수치스럽고 끔찍한 살인 도구에서, 주님의 십자가의 죽음 이후에, 구원의 상징과 인간과 하느님과의 화해의 수단과 거룩함의 근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인간의 악은 십자가 나무를 통해 하느님에게 고통과 죽음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관용과 지극한 자선은, 반대로, 인간에게 사랑과 해방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십자가를 통해 거룩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를 해방시켜 주시는 그리스도를 믿고 또 그분이 우리에게 해방을 주시려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희생을 믿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그리스도와 같이 자기 자신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즉, 그리스도와 같이 십자가에 달려야 합니다. 성대주간의 성가에서 권고하듯, “그리스도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삶의 쾌락을 추구한” 자신의 죄 많고 악한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믿음으로써, 우리는 우리 삶의 문제들을, 즉 우리 각자가 짊어진 개인적 십자가를 끈기와 인내로 견뎌낼 수 있습니다. (마태오 16:24 참조)

 

그러므로 우리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뵙고, 경험하고, 경배하기에 합당해지도록 올해도 십자가 경배주일과 성대주간에 거룩하고 존귀한 십자가에 경배를 드립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우리 자신의 부활을 고대하고 희망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