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금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보시고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고도 하셨고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도 하셨습니다. 이 말씀에서 주님은 제자들을 소금으로 비유하시며 제자들이 세상 사람들 가운 데서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가르치셨습니다.
소금은 음식 속에 섞여서 짠맛을 내야만 쓸모가 있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는 데 있어서 소금은 조금도 넣지 않고 싱거운 음식을 먼저 먹고 소금은 나중에 한 숟가락 따로 퍼 먹는다면 그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식생활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비정상적인 생활방법이 많은 사람들의 신앙생활에서 나타납니다. 일상생활은 자기 마음 대로 하고 예배에는 별도 행위로 참례합니다. 이렇게 일상생활과 예배생활을 마치 음식과 소금을 따로 먹듯이 별도로 하기 때문에 그들의 생활에서는 믿음의 짠맛을 조금도 볼 수 없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는 많아도 사회의 복음화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 삶의 모든 경우와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세상은 참된 신앙인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종교를 하나의 장식품처럼 부착하고 사는 사람이 아닌, 그리고 주일에만 종교인이 되는 그런 사람이 아닌, 신앙이 생활화되어 일주일 내내 하루하루를 그 속에서 사는 사람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그리스도의 지체로서 그리스도와 함께 행동하는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야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으며, 신앙생활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예배가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관계없는 별개의 것으로 올려진다면 그것은 하나의 헛된 요식행위에 불과하게 됩니다.
우리가 우리 생활에서 야기되는 제반 문제들을 예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조정해 나아간다면 우리는 우리와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대항하고 있는 악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없습니다. 교회의 예배생활은 어떠한 경우에 있어서도 대처할 수 있는 품위와 자세를 갖추게 해 줍니다. 그리고 그러한 자세로 누룩과 같은 영향을 미치기를 바랍니다. 신자 각자는 하나의 작은 누룩이 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원만하게 작용하며 친구들이나 동료들 속에서 영향을 미처 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를 알게 합니다.
세상은 우리의 이러한 역할을 기다립니다. 우리 각자가 이러한 사명을 맡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분발하여 세상이 그리스도를 알게 하고 구원의 메시지를 듣게 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아무리 과학기술적인 면에서는 발전한다 하더라도 영적으로는 죽고 말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