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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오늘의 축일

[3월 31일] 성 이파티오스 주교순교자

Ὁ Ἅγιος Ὑπάτιος ὁ Ἱερομάρτυρας Ἐπίσκοπος Γαγγρῶν

 

성 이파티오스 주교순교자(3월 31일)

 

강그라의 주교

성인은 4세기 성 콘스탄티노스 대제의 통치기에 파플라고니아(소아시아 북쪽 지역)의 중요한 주교구인 강그라(Gangra, 지금은 강끼리[Gankiri]라 부름)의 주교였다. 325년 니케아에서 열린 제1차 세계공의회에 참석한 성인은, 나중에 자신의 가르침과 탁월한 저서들을 통해 많은 이단자들을 참된 신앙으로 되돌아오게 하였다. 또한 자신의 교구 곳곳에 성당들을 세우고는 그곳에 자신이 직접 양성한 사제들을 임명하였으며, 고아와 과부, 노인, 여행자들을 위한 여러 자선시설을 도시 안에 설립하였다. 사목적인 일로 다른 곳을 방문하면 예수님처럼 나귀를 타고는 단 두 명의 수도자와 함께 다녔으며, 세례자 요한 성인의 삶을 모방하여 수도자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동굴 같은 곳으로 가 기도하거나 성서말씀을 묵상하기를 즐겨하였다. 

 

금고 앞의 괴물

이처럼 조용한 명상을 통해 자신이 쓴 저서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이끌어낸 성인은 특별히 귀족 출신인 여성 가이에나에게 많은 감화를 주었으며, 성인의 저서를 읽고 난 뒤 가이에나는 자신의 모든 소유를 교회의 일을 돕기 위해 바쳤다. 경험 많고 노련한 사목자인 성인은 신도들의 영적인 문제뿐 아니라 물질적인 어려움도 덜어주었는데, 이를테면 추수한 곡식을 사정없이 먹어치우는 두더지들을 기도로 물리치기도 하였다. 기적을 행하는 성인의 명성이 당시의 콘스탄티우스 2세(352-360) 황제에게까지 이르자, 황제는 성인을 수도로 불러 제국의 금고 앞을 가로막고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위험한 괴물을 없애주도록 요청하였다. 

 

성인의 순교

성인은 십자가가 달린 지팡이로 괴물을 제압한 다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름으로써 괴물을 끌어내 불에 태워 죽였다. 황제는 비록 아리우스 이단에 대한 지지를 그만두지는 않았으나 감사의 표시로 성인의 모습을 금고문에 새기는 한편, 해마다 강그라 지역이 내는 세금을 면제해 주어 가난한 이들이 짐을 덜게 하였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성인은 미리 숨어서 기다리던 노바티안(3세기 중엽의 대립교황[antipope]으로 신학자이며 학자였음.) 추종자들로부터 테러를 당하여 순교하였다. 시신에서 비치는 초자연적인 빛으로 말미암아 한 토지소유주가 숨진 성인을 발견하였으며, 그 후로 성인의 무덤은 기적을 일으키는 원천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