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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오늘의 축일

[4월 1일] 성 마리아 이집트의 수녀

Ἡ Ὁσία Μαρία ἡ Αἰγυπτία

 

성 마리아 이집트의 수녀(4월 1일)

 

방탕한 삶

성녀는 이집트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에 부모 곁을 떠나 알렉산드리아로 간 성녀는 이후 십칠 년 동안 퇴폐와 방탕의 삶을 살아갔다. 아마포(亞麻布, linen)로 천을 짜거나 자선금에 의지해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몸을 팔았던 성녀의 욕망의 불길은 그 어느 것으로도 끌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무리의 리바아인들과 이집트인들이 항구로 가는 것을 보고 성녀는 무작정 그들을 따라나서게 되었고, 예루살렘에 도착한 사람들은 주님의 부활성당 안으로 밀려들어갔다. 그날이 바로 십자가 현양축일(9월 14일)이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성녀는 성당의 문턱에 다다르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그녀를 밀쳐내어 도저히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다른 순례자들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들어가는데 성녀는 아무리 애를 써도 허사였다. 

 

변화의 순간

성당 바깥의 한쪽 구석에 홀로 남겨진 성녀는 그 순간, (성당 안에 모셔져 있는) 거룩한 십자가에 다가가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자신의 불결한 삶 때문임을 깨닫기 시작했다. 와락 눈물을 쏟아내며 가슴을 쥐어뜯던 성녀는 눈을 들어 성모님의 성화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주님의 십자가를 보는 즉시로 이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떠나 구원의 길로 나아가겠습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자신을 붙들어 맸던 힘으로부터 자신이 자유로워졌음을 느꼈다. 이내 성당 안으로 들어가 거룩한 십자가에 경배한 성녀에게 한 음성이 들려왔다. ‘요르단 강을 건너면 쉼을 얻게 될 것이다.’

 

금욕과 고행으로 얻은 평화

그 다음날 요르단 강을 건너 사막에 다다른 성녀는 사람이나 그 어떤 동물과도 맞닥뜨림이 없이 그곳에서 47년을 보냈다. 성녀가 입고 있던 옷은 해질 대로 해졌고 얼굴은 햇빛과 차가운 바람에 몰골이 변해갔다. 성녀의 음식은 오로지 향내 나는 풀(herb)과 야생의 뿌리들뿐이었다. 그러나 육체적인 고통이상으로 성녀를 괴롭힌 것은 인간적인 욕정이나 자신이 저지른 죄의 기억들과 직면해야만 할 때였고, 그럴 때마다 성녀는 몸을 땅에 던지며 성모님의 도우심을 간청하였다. 이처럼 극한 환경에서 각고의 금욕적 삶을 살아간 성녀는 마침내 삭막하기만 한 사막 속에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었다. 나중에 거룩한 조시마(Zosimas, 4월 4일) 원로에게 발견된 성녀는 성체성혈을 영한 뒤 평화로이 안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