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가 vs 하느님을 사랑하는 경건한 사람
암브로시오스 조성암 한국 대주교
인간적인 영광을 추구하는 야심가들의 특징은 무엇일까요?
첫째, 야심가는 인정과 자비가 없습니다. 또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면 아무것도 멈추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수난에 대해 말씀하셨을 때, 제자들은 주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앉으실 때”(마르코 10,37) 자신들을 첫째 자리에 앉게 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즉, 세속적 영광과 위대함을 달라고 요청했던 것입니다.
둘째, 야심가는 수단을 가리지 않습니다. 마태오 복음사가에 따르면, 제베대오의 두 아들은 그리스도께 자신들을 당신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게 해달라고 요청하기 위해 자신들의 어머니에게까지 부탁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마태오 20,20-22).
셋째, 야심가는 자신이 어떤 상태와 처지에 있는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주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는 너희가 청하는 것을 알지 못하는 도다”(마르코 10,38)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 야심가는 자신이 어떤 자리에나 적합하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습니다.
넷째, 야심가는 어떤 것으로도 만족할 줄을 모릅니다. 모든 것을 다 얻고자 하고, 가능하다면 온 세상까지도 얻고자 합니다. 그러나 정작 그는 “온 세상을 얻는다 해도 우리는 결국 무덤에 거하게 될 것”(오순절 전 영혼 토요일 성가 중)이라는 사실은 잊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세상의 것을 추구하지 않고 하느님의 영광을 추구하는 경건한 사람의 특징에 대해서도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경건한 사람은 자신의 상태에 대해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성 대 바실리오스는 “경건한 사람은 자신을 끊임없이 살피는 것을 결코 멈추지 않는다”라고 말합니다. 경건한 자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그 가능성을 살피고 확인합니다. 그리해서 뜬구름을 잡으며 사는 것이 아니라, 이 땅에 발을 충실히 붙이고 살아갑니다.
둘째, 경건한 사람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온”(마르코 10,45) 그리스도를 본받아 남을 섬기고 봉사합니다. 그는 진정으로 위대한 사람이란 남을 ‘섬기는’ 사람이며, 으뜸이 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마르코 10,43-44) 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위대한 진리를 주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심으로써 가르쳐 주셨습니다.
셋째, 경건한 사람은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자신만을 위해 이기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과 사람들의 유익을 위해 열심히 가꾸고 개발하려고 노력합니다.
넷째, 경건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내세우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그들은 떠다니는 쓰레기가 되기보다는 언젠가는 발견될 숨은 진주가 되는 걸 더 선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