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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절망에 대하여

 

나를 힘들게 하는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 절망할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한 이야기로 시작하겠습니다. 한 젊은 부인이 있었는데, 남편이 죽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마다 아이를 위로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습니다.

"아이야, 우리에게는 아버지가 계신단다. 그분은 사랑이 넘치시는 전능하신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어느 누구도 그냥 방치하시지 않는단다, 걱정하지 말거라."

착한 아이는 이 말을 믿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리스도의 성화 앞에서 무릎 꿇고 모든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하루는 다른 아이들과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는데, 엄마가 울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이는 천진한 모습으로 엄마에게 이야기합니다.

"엄마, 하느님이 죽었어요?"

엄마는 깜짝 놀라 눈물을 닦아내고 아이에게 답변합니다.

"아이야, 무슨 말이니, 하느님이 죽다니?"

아이는 자연스럽게 이야기합니다.

"그럼, 하느님이 살아계시는데, 왜 울어요?"

엄마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정말로 아이가 올바르게 알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느님이 살아계시는데, 왜 내가 절망에 빠져야 하지? 우리의 아버지께서 지혜와 권능과 사랑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 주실 것이니, 간청해야지.' 엄마는 순전한 믿음으로 하느님을 믿고 의지한 아이의 믿음을 보고, 자신을 반성하며 새로운 힘을 얻었습니다.

우리는 시편에서 "내 부모가 나를 버리는 한이 있을지라도 주께서는 나를 거두어 주실 것입니다."(27,10)라는 구절을 읽습니다. 우리의 가까운 친구, 형제, 심지어 부모도 어떤 어려운 경우에 처하게 될 때, 우리를 도와주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을 위해 죽기까지 하신 그리스도는 우리 개개인을 정말로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를 모른다고 하시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으면, 주님께서는 지혜로 우리에게 출구를 찾아주시고, 안전하게 구해주실 것입니다.

다시 시편에 보면 다윗은 "나 비록 음산한 죽음의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내 곁에 주님 계시오니 무서울 것 없어라."(23,4)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슬프거나, 위험한 상황에 있을 때, 주님께서는 기적을 통해서 우리를 구해주시기도 합니다. 성서와 그리스도교 역사를 보면 이런 예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사도 베드로의 예를 보겠습니다. 베드로가 다른 제자들과 함께 배를 타고 겐네사렛 호수에서 거센 풍랑에 시달리고 있었을 때, 베드로는 물 위를 걸으시는 주님을 보고 자기도 물 위를 걸어 주님께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였고, 주님께서는 그렇게 해주셨습니다. 베드로는 기적처럼 물 위를 걸어갔지만, 넘실대는 거센 파도를 보고 그만 두려움에 사로잡혀 결국 물에 빠졌습니다. 겁에 질린 베드로는 "주님, 살려주십시오!"라고 소리쳤습니다. 주님께서는 바로 손을 내밀어 그를 붙잡고 물에서 끌어올리셨습니다.(마태오 14,29~32 참조)

우리는 모두 나약한 인간입니다. 정말 힘든 시기에는 믿음이 약해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믿음을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절망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느님은 언제나 현존하시고, 우리 곁에 계십니다. 절대로 우리를 도움 없는 망망대해에 그냥 방치해 두시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만 겸손하게 하느님께 도움을 간청하면 됩니다. 그러면 분명히 우리가 어떠한 위험에 처하여도 주님은 아버지와 같이 자애롭게 전능하신 손을 뻗으시어 우리를 일으켜 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