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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그리스도께서 문 앞에 서 계십니다

 

요한묵시록을 보면 "내가 문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 집에 들어가서"(3,20)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구절은 무슨 의미인가요?

 

창문을 통해 빛이 방 안으로 들어오듯, 숨을 쉴 때마다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오듯, 그리스도께서는 매우 단순한 방법으로 우리 안에 들어오십니다. 유일한 조건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으로 들어오시는 것을 우리가 원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원하지 않으면 우리 영혼의 문을 억지로 열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내가 문밖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는 전능하신 주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주신 자유를 몹시 존중하신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우리는 자신의 자유 의지로 하느님을 안으로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요한 14,23)라고 약속하셨으므로 우리가 그분을 사랑하면 그분은 우리 안으로 오십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 안에는 하느님이 머무십니다.

 

하느님과 인간의 이런 결합은 성찬식을 통해 완성됩니다. 주님께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요한 3,56)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하느님과 하나가 되면 우리는 연약한 피조물에서 막강한 능력을 지닌 존재로 변하게 됩니다. 우리 내부는 기쁨, 희망, 평화, 인내와 같은 성령의 선물로 가득 차게 되며, 심지어는 마귀까지도 물리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이 자신 안에 머무르시기를 바라는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곳만이 아니라 하늘나라에서도 영원한 기쁨을 누리게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