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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세상의 악에 대처하는 그리스도인의 영적 무기 (에페소 6,10-17)

::: 소티리오스 대주교 :::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영적 투쟁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성 바울로가 에페소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읽은 내용은 세상의 악과 전쟁을 하는 그리스도인들의 무기에 대한 감동적인 묘사입니다. 물론 성 바울로가 제시하고 있는 무기의 종류는 영적인 것으로서 그리스도인이 벌이는 영적 투쟁에서 승리를 목표로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사탄의 유혹을 지속해서 받고 있습니다. 사탄은 사람들을 그리스도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유혹해서 속이려고 노력합니다.

성 사도 베드로는 이런 큰 위험에 처해 있는 우리를 돕고자 이렇게 말합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깨어 있으십시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베드로 전 5,8)

그래서 사도 바울로는 적군에 대항하기 위해서 장군이 병사에게 권고하듯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지금 하느님의 무기로 완전무장을 하십시오. 그래야 악한 무리가 공격해 올 때에 그들을 대항하여 원수를 완전히 무찌르고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6,13)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은 어떤 종류의 무기를 가져야 할까요?

성 사도 바울로는 먼저 “진리로 허리를 동이고.”(6,14)라고 했습니다. 

병사의 넓은 허리띠는 갑옷 전체를 잘 지탱해 준다는 건 우리 모두 잘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로는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먼저 진리로 허리를 동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는 병사인 그리스도인이 다른 무기들을 잘 잡고 있으려면 허리띠가 필수이자 기본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성서의 진리를 모른다면, 교회의 진실한 교리를 모른다면, 그래서 진실한 믿음이 없다면 어떻게 다른 필요한 것들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진리가 먼저 필요합니다.

 

이어서 “정의로 가슴에 무장하고”(6,14)라고 가르칩니다. 

하느님께서는 정의로우시기 때문에 정의를 사랑하십니다. 따라서 여러분도 정의롭지 못한 것을 피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을 정의롭지 못하게 대하거나 말로도 표현하지 말고 정의롭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정의를 고백하고 지지하십시오. 불의를 보게 된다면 나쁜 불의가 멈추도록 관심을 가지십시오.  살면서 지켜야 할 규범에서 정의를 지키도록 해야 합니다. 혹시 여러분에게 불이익이 생겨도 말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우리로 하여금 죄의 권세에서 벗어나 올바르게 살게 하셨습니다.”(베드로 전 2,24) 정의로 가슴을 무장했다면 사탄은 우리를 해롭게 하지 못할 것입니다.

사도 바울로는 계속해서 “손에는 언제나 믿음의 방패를 잡고 있어야 합니다.”(6,16)라고 하십니다.

병사가 방패를 잡고 있으면 적의 화살로부터 온몸을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그리스도의 믿음의 방패로 무장을 하면 악마가 쏘는 불화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주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구원의 투구를 받아 쓰고”(6,17)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잡념과 의심스러운 생각들로부터 보호받습니다. 오늘날 군대에서 쓰는 철모처럼  고대의 투구는 죽음에 이르게 하는 공격으로부터 머리를 보호해 줍니다. 구원의 투구를 쓰고 그리스도를 따르면 우리의 구원은 보장받음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우리의 영적 생활에서 흔들릴만한 잡념들로부터 보호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성령의 칼을 받아 쥐십시오. 성령의 칼은 하느님의 말씀입니다.”(6,17)라고 했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지식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부한 생명력으로 여러분 안에 살아 있기를 빕니다.”(골로사이 3,16)라고 가르친 것이 바로 그 의미입니다. 성서에 보면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신 후에 광야에서 악마의 유혹을 받았을 때, 성서의 말씀을 사용해서 사탄을 물리치셨습니다. 영적 투쟁자인 그리스도인도 하느님의 말씀을 잘 새겨듣고 어떤 처지에서든지 악마의 유혹을 잘 이겨내야겠습니다.

 

이제 사도 바울로는 그리스도인에게 필요한 것 하나를 더 권고합니다. 전쟁하는 군인이 안전하게 빠르고 쉽게 달리기 위해서 튼튼한 군화를 신듯이 여러분도 그런 신발을 신으라고 권고합니다. “발에는 평화의 복음을 갖추어 신고”(6,15)라고 했듯이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방법으로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혼란을 일으키는 악마로부터 보호를 받을 것입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를 적대시하는 마귀는 언제나 존재합니다. 우리를 그리스도로부터 끌어내어 포로로 데려가려 하며 또 교활한 방법으로 우리와 싸울 기회를 놓치지 않습니다. 영적 무장 없이 보호받지 못하도록 자신을 내버려 두지 마십시오. 위대한 영적 투쟁자이신 사도 바울로가 우리에게 알려 준 하느님의 무기를 적극적으로 받읍시다.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영적 투쟁에서 우리가 승리자가 될 것을 확신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