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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진심 어린 염려

::: 소티리오스 대주교 :::

 

 

루가 제1주일, 2019년 9월22일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둘째 편지 1,21~2,4)

 

오늘 읽은 성 바울로의 서신 내용을 잘 이해하려면 그가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지난 서신을 기억해야 하며 여기서 성 사도는 해당 공동체 그리스도인들의 악행을 아주 심하게 꾸짖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고린토인들은 그들의 실수를 뉘우쳤으며 사도 바울로에게 정신적 위안과 상담을 제공하는 두 번째 편지를 보내도록 재촉하였습니다. 우리가 오늘 읽은 구절에서 위대한 사도가 그의 영적 자녀들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깊은 고뇌를 우러러볼 수 있습니다. 그는 영적 자녀들이 복음에서 멀어지는 것을 염려하며 고린토 교회가 처한 문제들을 거룩한 분별력으로 해결하였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첫 번째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타락한 자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 위한 성 바울로의 진심 어린 염려입니다. 이 염려는 그에게 고린토 교회를 괴롭히는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지도 축소하지도 않게 이끌어 주었습니다. 오히려 문제의 해결을 위해 개입하여 과감한 조치를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책임 있는 자들이 스스로 저지른 심각한 죄를 자각하고 회개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방법을 통해 그들이 속한 교회에서의 지위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고 치유가 자리 잡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성 바울로는 교회 또는 가정을 포함하여 공공장소에서 죄를 짓는 이들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대할 것인가를 모범적으로 보여줍니다. 교회의 영적 아버지와 가정의 가장 둘 다 다른 이들에게 문제를 일으키고 분개시키며 죄를 지어 그들의 영혼을 위험에 처하게 만든 이들을 회개와 치유로 이끌어 주는 것에 사명과 책임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또 다른 시사점은 성 바울로가 길을 잃은 자들에 대해 나타내는 지대한 고통입니다. 고린토 후서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대단히 괴롭고 답답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여러분에게 그 편지를 썼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여러분의 마음을 아프게 하려고 쓴 것이 아니고 내가 여러분을 얼마나 극진히 사랑하고 있는지를 여러분에게 알리려고 쓴 것입니다."(2,4)

이러한 방식은 문제를 올바르게 해결하는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모욕과 고함이 있는 분노의 정신으로는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가 불가능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가 어떤 방식을 취하든 사랑으로 행하여야 합니다. 다른 이가 우리 마음속의 고통과 고뇌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들의 마음속에 악한 것이 자리 잡았기에 그들과 함께 웁니다.

우리는 그들의 죄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염려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죄가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 때문에 그들에게 말하게 됩니다. 우리는 사랑과 보살핌의 정신으로 오직 그들의 회개와 치유를 추구합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끝으로 우리는 일반적 죄를 대하는 성 바울로의 분별력을 존경할 수 있습니다. 교회의 교부들에 의하면 분별력이란 성령의 은총이며 우리들이 모든 경우에 하느님의 뜻에 따라 행동할 수 있게 깨우쳐주며 모든 것을 정확한 순리대로 과장 없이 행할 수 있게 합니다. 성 사도는 정확히 이에 따라 고린토인들에게 서신을 보냈습니다.

첫 번째 편지를 보냈을 때 사도 바울로는 고린토인들이 자신들이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서신을 읽으며 극심한 슬픔에 잠길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이를 걱정하여 그들을 방문하고자 하였으나 방문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성 사도가 그들과 같은 곳에 있음으로 그들의 고통과 고뇌가 오직 더 늘어날 뿐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방문을 미루며, “내가 고린토에 가지 않기로 작정한 것은 여러분을 아끼기 때문이었습니다”(1,23). “다시는 여러분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싶지 않아서 여러분을 방문하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2,1).

성 바울로는 계속하여 그들을 향한 걱정을 멈추지 않고 인내와 기도로 먼 곳에서 거리를 두며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셨습니다. 여기서 위대한 사도의 분별력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가르칩니다! 우리는 이웃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는 열정으로 섣불리 회개를 요구합니다. 우리는 다른 이들을 재촉하여 우리가 말해 주는 것에 따르도록 종용합니다. 분별력과 인식력이 부족하면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자 하는 이를 회개로 이끌지 못하고 오히려 멀어지게 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다른 이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은 우리 세대에 있어서 몹시 어려운 일입니다. 오늘날 책임감은 완전히 결여되어 있으며 영적 가치들은 무너졌습니다. 이처럼 부모님, 선생님, 그리고 영적 아버지들에게 무례한 태도가 만연합니다. 좋은 것을 행하기에 성 사도 바울로의 예를 따르는 것이 필수적이며 다른 이들을 향한 이타적인 정신의 사랑으로 행동해야 합니다.

참으로 그들을 깊이 위한다면 눈물이 절로 나며 우리의 마음은 비탄에 잠겨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과 분별력으로 놀라운 일들이 하느님의 은총으로부터 올 것입니다. 항상 그렇게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