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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

::: 소티리오스 대주교 :::

 

루가 제3주일, 2018년 10월7일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둘째 편지 11,31~33; 12,1~9)

 

사도 바울로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두 번째 편지 중 오늘의 구절에서 그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고 오직 자신만 겪었던 독특한 경험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경험은 바로 모든 물질적 창조물 위에 있는 셋째 하늘로 올라가서 낙원의 영적 영역에 도달했던 사건입니다. 그는 하늘나라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 불가능한 많은 것들을 들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도는 이와 같은 기적적인 사건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14년 동안 이 사건을 비밀로 유지했습니다! 아마도 고린토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사랑으로 지지하려는 그의 열의가 없었다면 해당 사건을 절대 밝히지 않았을 것입니다.

해당 사건의 경위는 이러합니다. 우리는 사도 바울로가 두 번째 사도 여정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고린토에 도착했다는 것을 압니다.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곳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이후에 교회의 여러 적은 사도 바울로가 그들에게 가르친 것이 잘못되었다고 그리스도 교인들을 설득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그가 그리스도를 아는 최초의 열두 사도 중 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의 가르침은 단지 그의 의견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은 고린토의 그리스도 교인들 사이에 큰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바울로의 사도직에 대한 권위가 산산이 조각나고 신앙이 흔들렸고 그 결과 교회가 분열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도 바울로가 자신이 보낸 첫 번째 편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이 선포한 진리에 대해 신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다시 두 번째 편지를 보내야만 했던 이유입니다.

그는 자신이 행한 신성한 일들이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음을 이해하도록 돕기 위해 앞서 언급한 낙원으로의 승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는 자신에게 일어난 이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아주 겸손하게, 그저 누군가에게 일어난 일을 목격자로 관망하는 입장에서 서술합니다. 그는 자신이 낙원으로 올라갔다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을 더 높은 존재라고 믿게 될까봐 걱정합니다.

사도는 이처럼 걱정할 타당할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의 첫 번째 여정 중 소아시아의 리스트라에서 사람들은 기적을 목격한 후 바울로를 신으로 간주했고 그 도시의 이교도 제사장은 제단에 황소를 희생 제물로 바칠 준비를 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사도가 조심스러웠던 것이며 고린토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예측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는 계시의 위대함 때문에 “사람들이 내게서 보고 듣고 한 것 이상으로 나를 평가하게 될까봐”(12,6)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실은 자신의 비밀을 드러내도록 강요당하는 연민을 나타내는 말로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나는 과연 어리석은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나를 이 지경에 몰아넣은 사람은 바로 여러분들입니다”(12,11).

 

사도 바울로는 자신의 말과 모범으로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임을 보여줍니다. 그는 가장 작은 성공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과는 대조되는 겸손으로 구별됩니다. 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탄복을 자아내기 위해 자신의 업적을 과장합니다. 그들은 “자화자찬하지 말고 남에게 칭찬을 받도록 하여라”(잠언 27,2)라는 현명한 말을 알지 못합니다. 더 나쁜 것은 영적인 업적을 자랑하며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믿음과 '효과적인' 기도에 관해 이야기하여 기적적인 그리스도교인으로 칭찬받고 보이는 것입니다!

물론 교회에는 기적이 있지만, 그것은 모두 하느님의 사랑과 능력에 기인해야 하며,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께 영광이 가야 합니다. 사도 바울로는 수많은 기적을 행했고 낙원에도 올라갔지만 아무것도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도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도행전에서 절름발이로 태어난 거지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사도 베드로에 의해 기적적으로 치유되었습니다. 그곳의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자 베드로는 군중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동포 여러분, 왜 이 사람을 보고 놀랍니까? 왜 우리를 유심히 쳐다봅니까? 우리 자신이 무슨 능력이 있거나 경건해서 이 사람을 걷게 하여 준 줄로 생각합니까?”(사도행전 3,12) 예수님을 통하여 오는 믿음이 그에게 완벽한 건실함을 바로 여러분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주셨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기적이나 낙원으로 올라가는 것에 대해 말하지 않고 그리스도를 위함에 자신이 받는 고통과 질병과 박해에 대해 말한 것은 놀랍습니다. 그는 또한 자신의 몸을 고문하는 '가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는 오늘의 구절 마지막에서 다음과 같이 적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그리스도의 권능이 내게 머무르도록 하려고 더없이 기쁜 마음으로 나의 약점을 자랑하려고 합니다.”(12,9)

형제자매 여러분, 하느님의 뜻에 대한 겸손과 순종 덕분에 사도 바울로는 하느님의 능력과 은혜를 크게 받았습니다. 그를  따라 해봅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