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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 (에페소 2,4-10)

::: 소티리오스 대주교 :::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거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요한 14,6)

 

오늘 우리가 들은 성 사도 바울로의 말씀은 소아시아 지역 에페소의 그리스도인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으로서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에 관해서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영감을 받은 성 사도 바울로는 “한없이 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는 그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사랑하셔서”(2,4)라고 가르치며, 하느님의 끊임없는 사랑이 어떻게 나타내는지에 관해 설명합니다. 또한 주님께서 사랑하셨던 제자이며 신학자이고 복음 저자였던 성 요한도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요한1서 4,16)라고 우리에게 확신시켜 줍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모든 것이 오로지 사랑이시다’라는 진리를 마음 깊숙한 곳에서 느낍니까? 하느님의 역사하심이 사랑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느낍니까? 또한 하느님께서는 사랑이 아니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느끼는지요? 선한 사람이든 악한 사람이든 아니면 거룩한 사람이든 죄인이든 누구를 막론하고 또 어떤 민족일지라도 손수 창조하신 모든 사람과 세상에 하느님께서는 사랑을 주신다는 것을 여러분은 깨달을 수 있습니까? 

 

어떤 부모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 행동을 하면 하느님께서 너를 사랑하지 않으시니 주의해라.” 그러나 이 표현은 잘못되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 사람은 하느님께 벌을 받았다’라고 말하는데 이것도 역시 옳은 표현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는 것을 멈추시거나, 우리가 주님의 뜻에 순종하지 않아서 벌을 주신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되겠습니까! 시편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주여, 당신께서 우리를 벌하신다면 견딜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거룩한 복음경에서 주님이시고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벌을 주는 자로 표현된 곳은 없습니다. 반면에 우리 주님이신 그리스도께서는 큰 죄를 지은 사람에게조차 사랑을 베푸셨습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돌팔매질에서 구해 주셨던 여인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을 생각해 봅시다. “나도 네 죄를 묻지 않겠다. 그리고 다시는 죄짓지 말라.”(요한복음 8,11)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이 세상을 단죄하러 온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왔다.”(요한복음 12,47)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극진히 사랑하시기에 우리의 구원을 위해 세상에 오셨습니다. 만약 오시지 않았다면 우리가 구원받기는 불가능했습니다. 그 어떤 방법으로도 주님 없이 인간의 힘으로만 구원을 얻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영적으로 죽는다면 그것은 죄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죽은 사람은 능력이 없는 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비록 죽었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오셔서 우리에게 다시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은총으로 우리는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것뿐만 아니라 놀라운 방법으로 우리에게 큰 영광을 주셨습니다.

 

우리를 다시 사랑하는 자녀로 받아들인 아버지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늘에서 함께 지낼 기회를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 기회를 성취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믿음이 있다면 가능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의 뜻에 따라 살려고 애쓸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하느님의 나라로 인도하십니다. 하늘나라의 시민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세상에도 있고 하늘나라에도 있는 거룩한 교회의 일원으로 주님께서는 우리를 받아들이십니다. 

 

성 사도 바울로의 가르침을 주의 깊게 들어봅시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구원과 우리를 둘러싼 영광과 존경은 우리 자신의 업적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하느님의 은총을 입고 그리스도를 믿어서 된 것이지 우리 자신 스스로가 구원을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자랑할 수 없는 것입니다.”(2,8)

 

형제 여러분, 신성한 하느님의 영감을 받은 성 사도 바울로가 이런 내용을 미리 알려줬으니 우리에게 구원을 베풀어 주신 삼위일체 하느님의 위대한 사랑에 감사할 뿐만 아니라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야 합니다.

 

우리 삶에서 우리가 원하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일들이나, 받아들이기에 어려운 일들이 생길지라도 우리는 이러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가 이렇게 되기를 허락하신다는 것은 결국 우리에게 유익 되도록 하기 위함이라는 굳건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자신은 이 한 가지만 주의해서 실천합시다. 주님과 끊임없이 관계를 유지하도록 합시다. 그리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끝없는 사랑에 관해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사랑으로 화답합시다. 주님을 두려워하지 말고 사랑합시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냅니다.”(요한1서 4,18)라고 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우리 주님이신 하느님을 사랑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