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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신앙 탐구

천사들이 하는 일

 

 

천사들이 하는 일


교회는 우리 구원과 관계되는 사건들과 거룩한 삶을 산 분들을 기념하기 위해 축일을 정해 놓고 그 구원의 사건들과 그 거룩한 분들의 삶을 살게 한다. 

이러한 축일 중에 11월 8일을 모든 천군 천사들의 축일로 정하고 우리와 천군 천사들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하며 천사들의 도움에 감사하고 그 협조의 필요성을 깨닫게 한다. 

 

천사들은 형체 없이 하느님과 우리 사이를 오고 가며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과 하느님의 뜻을 우리에게 전달해 주며 우리를 보호하여 구원의 길을 걷게 해준다. 

 

동정녀 마리아에게 전해진 주님 수태 고지와 요셉의 이집트 피난, 주님의 부활과 승천 때에 나타난 천사들을 우리는 성서를 통해 알고 있고, 사도들과 경건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또 죄인들의 회개를 촉구하기 위해 나타난 천사들도 알고 있다.

 

구약에도 천사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토비트서에 나오는 라파엘 천사는 토비트와 그의 일가에 큰 도움을 주었다. 

토비트는 평생토록 진리와 정의의 길을 걸은 사람이다. 그의 지파와 모든 사람이 하느님을 배반하였지만, 그는 첫 수확과 가축의 맏배 등을 하느님 제단에 바치며 하느님을 정성껏 섬겼다. 그러면서 그는 자선을 베풀고 동포의 시체까지도 묻어 주는 선행을 했다. 

그러던 그에게 불행이 닥쳤다. 그의 눈에 참새 똥이 떨어져서 눈이 멀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아내 안나는 품팔이로 생계를 이어가며 남편에게 당신의 자선과 덕행이 얻은 것이 무엇이냐고 불평하며 그를 원망하였다. 

그러나 토비트는 하느님을 원망하지 않고 구원해 주시기를 간절하게 기도했다. 그의 기도가 하느님께 도달하였고, 하느님께서는 라파엘을 보내시어 그의 고민을 풀어 주게 하셨다. 

토비트는 전에 메대의 라게스에 사는 가바엘에게 돈을 맡겨 두었던 일이 생각나서 아들 토비아를 불러 이 돈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토비아에게 평생 하느님을 기억하고 죄짓거나 계명을 어기지 말 것과 자선을 베풀 것과 음란을 피할 것과 지혜로운 사람의 조언을 들으며 살 것을 유언 삼아 훈계하고 그렇게 살면 축복받을 것이라고 하였다. 

토비아는 아버지께서 말해 주신 모든 일을 어김없이 다 행하겠다고 하고, 자기는 가바엘을 알지도 못하고 메대로 가는 길도 모른다고 하였다. 그때 아버지 토비트는 네가 믿을 만한 사람을 하나 구해 가지고 가바엘에게 함께 가서 돈을 받아 오도록 하라고 하였다. 

토비아는 밖으로 나가서 메대로 같이 갈 사람을 찾아 보았다. 그러던 중 그는 천사 라파엘을 만났다. 그러나 토미아는 그가 천사인 줄 몰랐다. 이 둘은 같이 가기로 하였다. 이들은 아버지에게 가서 여쭈었다. 그 때 천사 라파엘은 눈이 먼 자신을 비관하는 토비트에게 없지 "멀지 않아 하느님께서 당신을 고쳐 주실 것입니다. 기운을 내십시오."하고 위로하였다. 

길을 떠난 토비아와 라파엘은 티그리스강에서 물고기를 잡아 천사의 지시로 쓸개와 염통과 간을 꺼내어 잘 보관하였다가 나중에 아버지 토비트의 눈을 고치는 약으로 쓰게 된다. 

그리고 라구엘의 집에서 묵으면서 그의 외동딸 사라와 결혼하게 된다. 그리고 가바엘에게서 돈을 되찾아서 가지고 돌아와서 보관하고 있던 물고기 쓸개로 토비트의 눈을 뜨게 하였다.

돈을 되찾고, 눈을 뜨게 되고 결혼하게 된 기쁨 속에서 그들은 라파엘에게 보수를 주기로 하였다. 그러자 라파엘은 토비드와 토비아를 불러놓고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러면서 “하느님께서 두 분에게 그토록 많은 은총을 베풀어 주셨으니 하느님을 찬양하고 살아 있는 모든 사람 앞에서 하느님께 감사 드리십시오. 하느님께 영광 돌려야 합니다. 두 분께서는 좋은 일을 하십시오. 그러면 두 분에게는 불행이 닥치지 않을 것입니다. ..... 자신은 사람을 죽음에서 건져내고 모든 죄를 깨끗이 없애 버립니다." 

"당신 토비트가 기도할 때와 또 사라가 기도할 때 그 기도를 듣고 영광스런 주님께 그 기도를 전해 드린 것이 바로 나였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죽은 사람을 묻어 주었을 때도 내가 그 사실을 하느님께 보고드렸습니다. 언젠가 당신이 잔치 자리를 박차고 서슴지 않고 일어나 나가서 시체를 묻어 주던 날, 당신을 시험하기 위해 파견된 자도 바로 나였습니다. 또 당신의 눈을 뜨게 하고 당신의 며느리 사라의 액운을 면케 해 주려고 하느님께서 보낸 자도 바로 나입니다. 나는 영광스런 주님을 시중드는 일곱 천사 중의 하나인 라파엘입니다." 

이 말을 들은 그 두 사람은 당황하다 못해 겁에 질려 그 천사 앞에 엎드렸다. 그러나 라파엘은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고 안심하시오. 영원토록 하느님을 찬양하시오. 내가 당신들과 함께 있었지만, 그것은 하느님께서 시키셔서 한 것이고 나 자신의 호의에서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언제나 당신들의 찬양과 찬미를 받으실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당신들은 내가 먹고 마시는 것을 보았지만 내가 정말 먹은 것은 아닙니다. 그저 그렇게 보였을 뿐입니다. 주 하느님을 찬양하고 감사를 드리시오. 나는 나를 보내신 분에게로 올라갑니다. 당신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낱낱이 기록하시오." 

이 말을 남기고 라파엘은 하늘로 올라갔다. 토비트와 토비아가 일어나 보니 라파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천사를 보내시어 그 놀라운 일들을 보여 주신 데 대하여 그들은 찬양과 찬미와 감사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