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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신앙 탐구

교회란 무엇인가?

정교회 한국 대교구, 성 니콜라스 주교좌 대성당

 

교회란 무엇인가? 


우리는 일상적으로 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만 이 '다닌다'는 말에는 규칙적으로 혹은 습관적으로 오간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교회를 오가면서도 정작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한 적이 많지 않습니다. 교회를 어떻게, 얼마나 깊이 인식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숙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진리

먼저 그리스도께서 하신 말씀을 상기해 봅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너회가 내 말을 마음에 새기고 산다면 너희는 참으로 나의 제자이다. 그러면 너희는 진리를 알게 될 것이며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22)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는 외형적이고 가시적인 건물이나 토지나 사제와 신자만으로 구성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이곳에는 진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성전

교회의 기초가 되는 하느님의 진리를 배우고 알고 실천함으로써 우리는 온전한 신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성서는 온전한 교회, 하나의 교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서와 성전의 빛 속에서 그리스도인이 걸어가야 할 가르침과 진리를 배워야 하고 훈련을 쌓아야 합니다.

우선 필요한 것은 그리스도의 교회가 무엇인가를 깊이 알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만약 지금 어떤 이가 '정교회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분명하고도 명확하게 그들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겨자씨

그러나 교회가 무엇인가를 확실히 이해하고 그러한 질문에 충분한 답변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의 의미와 교회의 능력을 가르치기 위해 여러 가지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겨자씨는 모든 씨앗 중에서 가장 작은 것이지만 싹이 트고 자라면서 어떤 푸성귀보다도 커져서 공중의 새들이 날아와 그 가지에 깃들일 만큼 큰 나무가 된다."(마태오 13,31~32)

교회가 그 출발은 비록 미미하고 보잘것없는 작은 것이었을지라도 하느님의 진리 말씀이 씨앗이 되어 사람의 마음에서 싹을 틔워 생명을 얻게 되면 그 힘은 누구도 꺾을 수 없이 강하며 공중의 새들도 깃들일 만큼 아주 큰 나무로 자랄 것입니다.

 

누룩

또 다른 비유의 예를 들어봅시다. "어떤 여자가 누룩을 밀가루 서 말속에 집어넣었더니 온통 부풀어 올랐다."(마태오 13,33)

교회는 누룩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진리의 누룩이 인간의 정신과 마음속에서 발효 작용을 일으키면 소리 없이 부풀어 올라 점점 그 힘은 커져서 악마의 힘도 그것을 억누르지 못하며 마침내 사람의 정신과 이 세상을 변화시킵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보물

지상의 천국인 교회는 또한 보물과도 같은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밭에 묻혀 있는 보물에 비길 수 있다. 그 보물을 찾아낸 사람은 그것을 다시 묻어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있는 것을 다 팔아 그 밭을 산다."(마태오 13,44)

사람들은 값진 보물을 발견하면 모든 것을 팔아서라도 그 보물을 사려고 합니다. 진리의 보물인 교회는 우리에게 있어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한 것입니다.

 

진주 

교회는 값진 진주로 비유되기도 합니다(마태오 13,46 참조)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인간의 가치마저 물질로 평가하는 황금만능의 풍조가 물질보다 더 소중한 정신의 보물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교회가 진리의 보고요 진주와 같이 소중한 곳이라면 우리는 더욱더 교회에 가까이 다가와 생명의 샘물을 마셔야 할 것입니다.

 

씨앗

예수님께서는 종들이 좋은 씨앗을 뿌리고 있는 동안 원수가 몰래 와서 가라지를 뿌리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주님은 이처럼 해로운 잡초를 금방이라도 뽑아 버릴 수 있으나 좋은 열매를 맺을 밀의 새싹을 상하게 하지 않기 위하여 밀과 가라지를 같이 자라게 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추수 때가 오면 가라지를 먼저 뽑아 불에 태워 없앨 것(마태오 13,24-30 참조)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는 좋은 씨앗처럼 언제나 좋은 신자가 되어야 할 것이며, 결코 가라지와 같이 쓸모없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뜻입니다.

 

그물 

또한 비유로 말씀하시기를 "어부들은 그물이 가득 차면 해변에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은 추려 그릇에 담고 나쁜 것은 내버린다. 세상 끝날 때에도 이와 같을 것이다. 천사들이 나타나 선한 사람들 사이에 끼어 있는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처넣을 것이다. 그러면 거기서 그들은 가슴을 치며 통곡할 것이다."(마태오 13,47~50)

이처럼 두 가지 부류의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과연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

"그리스도께서 당신의 몸인 교회의 구원자로서 그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것처럼..."(에페소 5,23) "여러분은 다 함께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고 있으며 한 사람 한 사람은 그 지체가 되어 있습니다."(에페소 12,27)

이처럼 교회와 우리의 관계는 사도 바울로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에페소 5,30)이기 때문에 머리와 몸이 서로 분리될 수 없듯이 일체를 이루고 있으며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예수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국적, 인종, 신분, 성의 구별, 빈부의 차별 없이 모두 그리스도와 하나 됨을 의미합니다.

그리하여 교회의 모든 사람은 삼위일체의 신비를 믿는 같은 믿음을 유지하면서 하나이고 성스럽고 보편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정교회의 한 가족이 됩니다. 그러므로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한 목소리로 부를 수 있어야 합니다.

 

혼인 잔치 

교회는 문을 활짝 열어 놓고 많은 사람이 오기를 기다리는 혼인 잔칫집과도 같습니다.(루가 14,16~24 참조) 교회에서의 생활은 즐거워야 합니다. 마치 혼인 잔칫집이 그렇듯이 우리의 교회 생활이 즐겁기를 주님은 바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내가 이 말을 한 것은 내 기쁨을 같이 나누어 너희 마음에 기쁨이 넘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1)라는 주님의 뜻으로 슬픔과 고통에서 자유롭고 죽음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교회를 설립하셨기 때문입니다. 

 

희망

그러므로 정교회의 교인이 됨으로써 성사와 기도를 통하여 우리가 성화되고 주님에 의해 구원받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며 성령도 하나이십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백성으로 부르셔서 안겨 주시는 희망도 하나입니다."(에페소 4,5)

우리가 이 지상에서의 생을 마감하고 하늘에 올라 "자,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오 25,21)라는 주님의 칭찬이 있을 것이며 이러한 기쁨은 영원히 계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