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보화 (고린토 후 4,6-15)
(소티리오스 대주교)
성 사도 바울로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둘째 편지(4,6-15)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믿음이라는 보화에 관해서 설명합니다. 더불어서 하느님께서는 엄청난 능력으로 나약한 인간을 굳건하게 하심으로써 복음을 전하는 일꾼으로 거듭나게 해주신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자신도 얼마나 나약한 사람이었는지 고백하면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을 깨지기 쉬운 질그릇에 비유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약한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리스도께서는 그런 사도 바울로를 절대로 혼자 내버려 두신 적이 없으셨기에 그는 열심히 일했고 결과는 언제나 훌륭했습니다.
사도 바울로는 복음을 전하는 일꾼의 나약함은 신자들에게 오히려 유익을 가져다준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만약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도들이 부족하고 나약한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뛰어난 능력과 지혜와 자격을 갖추고 설교를 한다면 아마도 듣는 사람들은 이 말씀이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사도들 자신의 말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이들에게 있어서 정말로 위험한 생각이지요. 그러나 사도들의 나약함을 알고 있다면 귀중한 영적 보물이 하느님에게서 오는 것이지, 사도에게서 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을 알게 됩니다. 따라서 신자들은 복음의 영광스러운 가치를 인식하고 그것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입니다.
나약한 우리는 어떤 중요한 것도 스스로 마련하지 못합니다. 그저 하느님께서 우리 마음에 빛을 주셔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알도록 하시고 마침내 참된 하느님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비로소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하고 하느님의 자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스도의 얼굴에 빛나는 하느님의 영광을 깨달을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4,6) 이런 깨달음의 빛을 사도 바울로는 아주 소중한 보화라고 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도들과 그들의 후계자들이 우리 정교회를 통해 전해 준 유일하고 참된 하느님에 대한 지식의 보물을 우리는 진정으로 높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지구상의 인구 중에 수억 명은 이 보물을 공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들은 참된 하느님의 영광을 알지 못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아직도 "하느님의 진리를 거짓과 바꾸고 창조주 대신에 피조물을 예배하고 섬겼습니다."(로마 1,25)에 부합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동물 나무 산과 같은 피조물이나 상상력으로 우상을 고안하고 만들어 신으로 숭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참된 빛이 우리 마음에 비추도록 하느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성찬예배 마지막 부분에서 이렇게 찬양합니다. "우리가 참 빛을 보았고 하늘의 성령을 받았으며 삼위일체를 경배함으로써 참 신앙을 얻었으니 이는 우리가 그의 구원을 받았음이니라." (성체성혈을 받아 모신 다음 부르는 성가)
우리 정통 그리스도인들은 참된 하느님에 대한 지식, 진실한 믿음에 대한 값진 보화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언제라도 그 모든 보물을 빼앗길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영적으로 항상 깨어서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 깊게 지켜나가야 합니다. 사도 바울로에게는 그를 도와주던 가까운 협조자들이 세상의 일에 유혹을 받아 그리스도의 믿음을 부정한 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데마는 이 현세를 사랑한 나머지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카로 가 버렸습니다."(디모테오 후 4,10)
정통 신앙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우리는 거룩한 순교자들이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을 부인하기보다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것을 기꺼이 선택했다는 것을 압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 시대에는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손상하려는 많은 유혹이 있습니다. 영향을 받거나 흔들리지 마십시오. 우리는 신앙의 진리를 점점 더 깊이 알고자 노력하며 그것에 합당하게 살고자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엄청난 박해에 직면했던 사도 바울로에게 주님께서 힘을 주셨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기꺼이 힘을 주신다는 사실을 확신하며 영적 투쟁에서 항상 승리하도록 앞으로 나아갑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