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십자가를 지고
(아타나시아 봉사자)
질문 : 내 신앙을 지키려고 힘들게 애쓰면서 저는 때때로 의심하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 조언을 해 주실 수 있나요?
대답 :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과 신앙을 고백하는 것은 흔히 두 개의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보통 마음속으로 실제 믿는 것보다는 자신이 믿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는 것이 훨씬 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신앙의 본질은 우리의 인간적 조건이 지닌 허약함에다가 큰 어려움을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곧, 모든 그리스도인이 힘써야만 하는 지속적인 투쟁을 하나의 과제로 부여합니다.
바울로 사도는 신앙(믿음)을 "바라는 것들을 보증해 주고 볼 수 없는 것들을 확증해" 주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히브리 11,1) 따라서 신앙에 대한 순전한 정의와 감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점에 비춰볼 때, 자동으로 신앙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의심하는 순간(또는 기간)을 통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신앙을 지키는 길이 의심을 억누르는 것이라기보다는 도리어 의심을 극복하는 것임을 기억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누구도 의심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는 의심을 극복할 수 없습니다. 또한 더 나아가서는 한 번도 의심을 경험해 보지 않은 신앙인은 실제로 신앙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는데, 왜냐하면 신앙과 의심이라는 두 개의 극단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물음에 대한 쉬운 대답은 없으며, 문제를 해결하는 재빠른 해결책도 없습니다. 신앙을 배우는 학교는 승리에 취해서 하는 개선 행진이 아니며, 하루하루 투쟁하고 고통을 겪으면서 나아가는 순례 여행입니다. 이것이 주님께서 “제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말씀하신 이유입니다.(마태오 16,24) 성인들처럼 우리도, 마침내 바라던 약속의 땅에 다다르기 전에 수풀이 우거지고 기름진 오아시스에 이르려면 먼저 메마르고 건조한 사막을 가로질러 가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