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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예배에서 표현되는 테오토코스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가 1.28)

 

예배에서 표현되는 테오토코스

(소티리오스 대주교)


교회는 성탄절 40일 전부터 시작하는 '성탄 대림절' 초반에 성모 입당 축일을 지냅니다. 마리아가 세 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성전에 입당했는데, 그녀는 나중에 하느님의 아들이 머무시게 될 집, 즉 살아있는 성전이 되는 합당한 자격을 받으신 분이 됩니다. 이런 분이 예루살렘 성전으로 입당하신다는 내용이 축일 성가에서 아름답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거룩한 이들 중에서 거룩한 분이여,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로 합당하게 성전에 바쳐지니 동정녀들이 당신의 덕망을 칭송하며 가장 거룩한 성물로 봉헌되는 당신 앞에서 촛불로 길을 밝혔도다."(축일 대만과 스티히라)

 

우리는 교회가 처음부터 순결한 딸이신 나자렛 마리아를 그리스도의 살아있는 성전으로 보여주는 것을 봅니다. 이렇게 동정녀 마리아를 모든 여인 중에서도 가장 축복받은 분으로서 또 모든 사람과 전 세대에 걸쳐서 그리고 천사들보다 더 높으시다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매일 "헤루빔과 보다 더 고귀하시고 세라핌보다 더 영화로우신 성모님이여"라고 성가를 부르는 것처럼 말입니다. 

 

타 교파의 상당수 신자는 정교회가 왜 이토록 극진하게 테오토코스를 공경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성서의 진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들이 겸손하게 그리고 주의를 기울여 성서를 읽었다면 눈이 열려 진실을 보았을 것입니다. 타 교파의 어느 신학생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이 신학생은 테오토코스를 공경하도록 배우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루가복음을 매우 주의 깊게 읽었는데, 엘리사벳이 마리아를 깊이 공경하면서 맞이한 내용을 읽고는 끝없이 눈물을 흘렸습니다.(루가 1,39~45)

그리고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드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즈가리야 사제의 아내 엘리사벳은 성모 마리아의 문안을 받았을 때, 주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공경하며 맞이했고, 성령을 가득히 받아 감탄하며 경이로운 찬사를 드렸구나! 그런데 나는 그동안 정말로 성모님을 잘 모르고 있었구나’ 이렇게 깨우친 그 신학생은 교리 공부를 하고 정교인이 되었습니다.

 

성모님을 향한 특별한 공경은 신약성서에서 구별된 내용으로 나옵니다. 가브리엘 대천사가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 기뻐하여라. 주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루가 1,28)라고 외치는 중요한 내용이 있는데, 정교회에서 성모님을 깊이 공경하는 근거입니다. "이제부터는 온 백성이 나를 복되다 하리니"라는 예언적인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십자가 위에 달리신 그리스도께서는 요한에게 그의 어머니를 잘 돌보아 주기를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요한은 성모님을 어머니로 받아들였고, 그때부터 성모님(빤아기아)은 교회와 모든 신자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성령의 빛의 인도를 받아 성서를 올바르게 해석한다면 진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정교회는 이런 참 신앙을 변질시키지 않고 지켜오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인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로서 우리 정교회는 성모님의 공경에 대해 다른 교파가 새롭게 만든 과대한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정교회는 성모님에게 공경을 표하는 것이지(다른 성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경배하지는 않습니다. 경배는 성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아버지와 성령 그리고 신성과 인성을 가지신 주 예수 그리스도께만 드리는 것입니다.

 

거룩한 교부들에 따르면 성모님의 가장 위대한 점은 하느님 아들의 어머니가 되도록 부르심을 받고 순종하여 하느님의 계획에 동참하셨고, 세상 구원의 도구가 되신 것입니다. 성모님께서 승낙하지 않았다면 우리 구원의 사업이 실현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성모님께서 하느님과 우리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 주셨고, 말씀의 거처가 되셨고, 신자들의 위대한 중보자가 되어주신 것을 교회는 깨닫고 그 거룩한 의미를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자들이 하느님께 예배드릴 때, 성모님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래서 예배드릴 때 "지극히 거룩하고 정결하고 복되시고 영화로우신 평생 동정녀 성모 마리아와..."라고 연도하면서 성모님을 항상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성모님께서 보여주신 하느님에 대한 순종과 온전히 자신을 맡기신 것을 우리도 닮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교회가 드리는 예배를 통해 성모님과 같은 경건한 신자들이 생기도록 하는 목적도 있습니다. 우리가 성스럽게 되어서 그리스도와 합일이 되게 합시다.

 

위대하신 성모님의 모습은 특별히 성찬예배의 가장 거룩한 순간에도 나타납니다. 신성한 선물을 위한 봉헌 기도가 끝난 후에 사제가 "지극히 거룩하고 정결하고 복되시고 영화로우신 평생 동정녀 성모 마리아를 위하여 온당하고 피 흘림이 없는 이 예배를 주께 드리나이다"라고 기도드리면, 회중은 "항상 복되시고 지극히 순결하신 우리 하느님의 어머니, 하느님을 낳으신 당신을 찬양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당연하나이다. "라고 찬양합니다. 이와 같은 기도와 찬양을 통해 성모님은 주님께 간청드리는 신자들을 중보하기 위해 예배에서 언제나 함께 계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두 팔을 벌린 모습의 '하늘보다도 더 넓으신 성모님'의 성화가 지성소의 제단 뒤편에 그려지고, 성상대에는 간구하는 모습의 성모님 성화를 비치하는 것입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성모님의 중보가 위대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신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우리의 사랑스러운 어머니께 간청하는 것을 잊지 맙시다. 그리고 동시에 성모님의 빛나는 모범에서 영감을 얻어, 그리스도를 향한 순종과 헌신의 자세 그리고 성모님처럼 주님께 온전히 모든 정성을 바치는 삶을 닮도록 노력합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