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클리미스 아기라의 주교순교자 (1월 23일)
어린 나이의 주교
성인은 3세기 디오클레티안 황제(284-305) 시대에 소아시아의 갈라티아(Galatia) 지역에 있는 아기라(Ancyra 앙키라: 오늘날 터키의 수도인 앙카라[Ankara]) 출신으로 아버지는 이교도였으나 어머니 에프로시니는 그리스도인이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성인은 신실한 그리스도인인 소피아에게 입양되어 경건하게 양육되었다. 자라면서 성인은 음식을 가난한 아이들에게 나눠주면서 그리스도교 신앙에 관해 이야기해주곤 하였다.
열두 살 때부터 수도자들처럼 금식을 하고 기도하기 시작했으며, 오래지 않아 보제에 이어 사제가 되었고,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나이에 고향 도시의 주교가 되었다.
‘위대한 신’
어린 나이였지만 성인은 자신에게 맡겨진 양 떼들을 마치 경륜있는 어른처럼 지혜와 신중함으로 이끌었으며, 무엇보다도 고아와 가난한 아이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두고 돌보았으며 세례를 받게 하였다.
성인의 이런 선행이 아기라의 제국 이교 담당자에게 보고되자, 곧 체포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이후 성인은 붙잡혀 심문을 받고 고문을 겪었으며, 그들은 성인의 턱뼈를 돌로 부서뜨렸다.
그러나 성인의 믿음에 흔들림이 없자 지방 총독은 성인을 로마의 황제에게로 보냈다. 그곳에서도 잔인한 고문을 당해 살점이 여러 조각으로 찢겨 나갔으나 성인은 기적적으로 다시 치유되었고, 이 일로 말미암아 많은 이교도들이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교도들은 외쳤다. ‘그리스도인들의 신은 위대하시다!’
제단에서 순교하심
폭군인 황제는 다시 성인을 소아시아의 니코미디아(Nicomedia)로 보냈고, 이때 처형을 모면한 그리스도인 아가스앙겔로스(Agathangelus)도 감옥을 탈출해서 성인과 고통을 함께 나누려고 같은 배를 탔다.
니코미디아와 아기라, 아미소스(Amisus: 오늘날 헬레노폰토스의 삼순[터키 중북부 흑해 연안에 있는 인구 백만 정도의 도시]), 그리고 다시 다르소(Tarsus)를 거치면서 두 성인은 온갖 잔혹한 고문을 겪었으나, 때로는 천사가 또 때로는 주님께서 직접 나타나시어 성인들의 상처를 치유해 주셨다.
마침내 다르소에서 28년 동안 감옥생활을 하고 다시 아기라로 보내진 뒤, 먼저 아가스앙겔로스 성인이 참수형으로 순교하였고 이어서 클리미스 성인은 296년 성찬식을 거행하는 도중 두 보제와 함께 제단에서 이교 군인들에게 목이 잘려 순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