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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오늘의 축일

[1월 24일] 성 크세니 수녀

 

성 크세니 수녀 (1월 24일)


집을 떠난 신부

성녀는 5세기 로마의 한 그리스도인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세례를 받을 때의 이름은 에브세비아(Eusebia)였다. 본래 성녀는 결혼하지 않고 동정으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 살려는 희망을 품었었으나,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어쨌든 성녀의 부모는 딸을 위한 결혼 준비를 하였다.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바로 전날 밤에 성녀는 두 명의 여종을 데리고 집을 도망쳐 나와 알렉산드리아로 가는 배를 탔다. 코스(Kos)라는 섬에 다다르자 성녀는 자신의 이름을 크세니(Xenia, ‘외국인’이라는 뜻)라 고치고는 두 손을 들어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리며, 마치 하느님께서 테클라 성녀(9월 24일 축일)에게 바울로 사도를 보내셨던 것처럼 자신에게도 제2의 바울로를 보내셔서 구원에 이르는 올바른 길로 자신을 안내해 주도록 해달라고 애원하였다. 

 

수도 생활

그러자 그곳에 실제로 이름이 바울로인 한 원로가 나타났다. 그는 성녀와 두 하녀를 카리아(Caria)에 있는 밀라사(Mylassa)라는 도시로 데리고 갔다. 그곳에는 그분이 수도원장으로 있는 수도원이 있었는데, 그는 성녀 일행에게 수도원에서 가까운 숙소를 내어주었다.

그 후로 성녀는 오래도록 두 하녀와 함께 금욕적인 수도 생활을 함으로써 악마의 유혹을 물리쳤다. 또한 이틀이나 사흘에 한 번씩 적은 양의 빵을 먹으며 자신의 눈물로 빵을 적시고, 밤새워 기도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주위로 몰려드는 제자들과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겸손히 봉사함으로 이 세상의 모든 헛된 영광을 물리쳤다.

 

지상의 이방인으로 사심

성녀는 자신의 숙소 옆에 성 스테파노스 대순교자의 이름으로 봉헌된 성당을 짓는 일을 맡아 처리했으며, 그곳은 후에 잘 조직된 수녀원이 되었다. 참으로 이 지상에서 이방인으로 머물렀던 성녀는 동료 수녀들을 위해 기도하며 평화로이 안식했으며, 성녀의 영혼은 기뻐하며 하늘의 고향을 향해 떠났다.

성녀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은 장례식 때 분명히 나타났는데, 그것은 당시 하늘의 태양보다도 더 밝게 빛나는 십자가가 일곱 개의 별에 둘러 싸인 채 나타난 것이었다. 그 별들은 또한 저마다 별로 이루어진 왕관이 감싸고 있었으며, 이런 천상의 불가사의한 현상은 성녀의 장례식 행렬을 내내 따르다가 성녀의 몸이 땅에 묻힌 뒤에야 비로소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