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와 이기적인 노파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나오는 이야기)
옛날에 한 노파가 작은 마을에 살았습니다. 그녀는 이기적이면서 자존심이 매우 강했죠. 그러던 어느 날, 노파가 죽었습니다. 눈을 감고 '깊은 잠'에 빠져든 것이죠.
얼마쯤 지나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자신이 거대한 불구덩이 안에 있는 것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이윽고 그녀는 자신의 수호천사가 불구덩이 가장자리에 서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틀림없이 무슨 착오가 있었어요. 나는 존경받을 만한 사람으로서 이런 곳에는 절대 오지 말았어야만 합니다." 노파는 의기양양하게 말하였죠.
수호천사는 그녀가 가엾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녀의 고통을 덜어줄 방법을 찾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오래전 어느 날, 그녀가 한 거지에게 양파 하나를 준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이제 천사는 그 양파의 줄기 한쪽을 붙들고는 다른 쪽을 노파 쪽으로 던져주며 말하였죠.
“꼭 붙잡아요. 그러면 당신을 구덩이 밖으로 꺼내줄 수 있을 거예요."
노파가 양파의 줄기 쪽을 붙잡자, 천사는 그녀를 구덩이 밖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불구덩이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이 이런 모습을 보고는 그녀의 발과 손, 옷 등을 붙잡고는 자신들도 그 처참한 구덩이에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답니다.
하지만 이기적인 노파는 크게 화를 냈어요. “감히 내 발을 붙잡고 탈출하려 하다니!" 그래서 노파는 발로 그들을 마구 차며 말하였죠.
"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죠? 내 양파 덕에 모두 구원받고 싶은 거예요? 이건 당신들 것이 아니라 내 양파예요!"
그리고 그녀가 "내 양파"라고 외치는 순간 양파 줄기는 부러지고, 그 '존경받을' 만한 노파는 다시 불구덩이 속으로 떨어지고 말았답니다. 안타깝게도 천사는 울며 떠나가 버렸죠.
이기심은 큰 죄입니다. 성서에 이런 충고가 있습니다.
“저마다 제 실속만 차리지 말고 남의 이익도 돌보십시오." (필립비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