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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신앙 탐구

조과에서 봉독하는 복음

"사제는 조과 부활복음을 성찬예배 때처럼 성소 중앙의 아름다운 문이나 봉독대에서 봉독하지 않고 성소 안의 제단 우측에서 봉독합니다."

조과에서 봉독하는 복음


정교회는 매 주일에 주님의 부활을 기억하고 경축합니다. 이에 따라 토요일 저녁 대만과에서는 죽음의 승리자이신 주님에 대한 찬양송이, 주일 조과에서는 여덟 가지로 만들어진 비잔틴 성가의 부활 찬양송이 그날의 음조에 따라 번갈아 불립니다.

 

또한 주일 조과에서는 부활 사건과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신 사실들을 기록한 내용의 복음을 봉독합니다. 이 복음을 '조과 부활복음'('Εωθινόν 에오티논)이라고 하는데, '아주 이른 아침', '막 동이 트기 시작한 때'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이 복음이 이른 아침에 봉독되고 성찬예배의 복음과는 구별된다는 뜻과 함께 이른 아침에 일어난 부활의 기적과도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태오복음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부활의 사실은 “안식일이 지나고 그 이튿날 동틀 무렵에"(28,1) 주님의 무덤에 향료를 가지고 간 여인들에 의해서 알려졌습니다. 루가복음에서도 부활 기적은 “안식일 다음 날 아직 동이 채 트기도 전에"(24,1) 향료를 가지고 무덤에 간 여인들에게 천사가 알려 주었다고 기록했습니다.

 

조과 부활복음은 또 다른 면에서 주님의 부활을 회상시켜줍니다. 사제는 조과 부활복음을 성찬예배 때처럼 성소 중앙의 아름다운 문이나 봉독대에서 봉독하지 않고 성소 안의 제단 우측에서 봉독합니다. 이는 마르코 복음에 기록되었듯이 주님의 빈 무덤 “오른편에 앉아 있던”(16,5) 천사가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해 주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조과 복음은 부활하신 주님을 충분히 나타내기 위해 모든 복음에서 인용하여 편성되었습니다. 마태오복음에서는 제1 복음을, 마르코 복음에서는 제2, 제3 복음을, 루가복음에서는 제4, 제5, 제6 복음을, 그리고 요한복음에서는 제7 복음부터 제11 복음까지 인용되어 모두 11개의 조과 부활복음으로 편성되어 있습니다. 11개의 조과 부활복음은 부활을 증거한 첫 순교자들인 열 한 제자의 숫자(주님을 배반한 유다는 제외)를 의미합니다.

 

부활 봉독 다음에는 “주님의 부활을 본 후에 거룩하신 주 예수를 경배하오니 …"로 시작되는 기도문을 외우는 것은 복음을 들음으로써 부활의 기적이 생생하게 살아나 승리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가운데 계심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사제는 복음경을 받들고 성소에서 나와 신자들에게 복음경에 새겨진 부활 성상에 경배케 합니다. 복음경에는 주님의 말씀과 행적이 담겨 있으므로 주님과 같이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주일 조과에 참례하는 신자들은 부활복음 봉독으로 부활의 감동 속에서 사는 기쁨을 얻으며, 전능하신 주님으로부터 영적 능력을 받고 어렵고 고된 삶을 새롭게 하는 축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