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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영적 아버지에게 듣다

천사들은 육체와 날개가 있나요?

미키엘 대천사(왼쪽)와 가브리엘 대천사

 

 

천사들은 어떤 모습인가요? 성화에 그려진 것처럼 날개가 달려 있나요?

 

천사들은 우리 인간들과는 달리 육신이 없는 영적인 존재들이라고 성서는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히브리 1,14)

하느님께서 천사들을 통해 인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실 때, 예를 들어 가브리엘 천사에게 동정녀 마리아의 잉태 소식을 전하게 하실 때, 아니면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도우려 하실 때, 예를 들면 라파엘 천사를 통해 토비아에게 말씀을 전하려 하실 때,(토비트 12,15) 천사들은 자신들이 천사라는 사실을 남들이 금방 알아챌 수 있는 모습이 아닌 그냥 보통 젊은이의 모습으로, 물론 날개도 없이 나타납니다.

 

천사들이 젊은이의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해도 이는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속성과 인간의 속성을 동시에 지니신 채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나신 것처럼 천사들도 그렇게 인간의 속성을 지니고 인간으로 태어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단지 사람들이 천사들을 알아보고 그들이 전하는 하느님의 메시지나 도움을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해 천사들은 잠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처럼 천사들은 영적인 존재이며 날개도 달려 있지 않고 육체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성화에서는 천사들이 날개를 달고 있을까요? 그 이유는 정교회의 성화에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천사들의 날개는 그들이 하늘에서 땅으로 이동함을, 그리고 하느님의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임을 상징합니다.

 

또한 예언자 이사야는 하느님께서 높은 옥좌에 앉아 계시며 그 주위로 날개가 달린 천사들이 날아다니는 모습을 환상에서 보았습니다.(이사야 6,1~2) 여기에 근거해서 천사들이 날개를 단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입니다. 구약성서의 다른 예언자들도 이와 비슷한 환상을 보았습니다.

그러므로 천사들의 날개는 끊임없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며 찬양하는 천사들의 직분과 인간을 보호하시고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그들의 임무를 상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