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에게 영적 아버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그리스도인은 세례를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가족이 됩니다. 즉, 거룩한 교회의 구성원이 됩니다. 또한 세례성사와 함께 견진성사를 받음으로써 성령을 받아 원죄뿐만 아니라 그때까지의 모든 개인적인 죄를 사함받고, 감사의(성체성혈) 성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이제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신화 (하느님과 하나가 되는)에 도달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성 사도 바울로의 말씀처럼 "마침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과 지식에 있어서 하나가 되어 성숙한 인간으로서 그리스도의 완전성에 도달하게 되는 것입니다."(에페소 4,14)
그리스도인의 영적 투쟁은 여러 차원에서 전개됩니다. "여러분의 원수인 악마가 으르렁대는 사자처럼 먹이를 찾아 돌아다닙니다."(베드로 전 5,8)라고 성 사도 베드로는 우리들에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성 사도 바울로도 "우리가 대항하여 싸워야 할 원수들은 인간이 아니라 권세와 세력의 악신들과 암흑 세계의 지배자들과 하늘의 악령들입니다."(에페소 6,12)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은 사탄의 유혹만 받는 것이 아니라 간사한 환경의 유혹도 받고 있습니다. 신학자 성 사도 요한은 "온 세상은 악마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요한1서 5,19)라고 분명히 말하고 있습니다. 각 그리스도인들은 영적인 투쟁의 강도와 철저함에 따라 각자의 욕망에서 벗어나고 하느님의 뜻에 부합한 참 인간으로 성장해 갑니다.
또 성 사도 바울로는 "내 몸 속에는 내 이성의 법과 대결하여 싸우고 있는 다른 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법은 나를 사로잡아 내 몸 속에 있는 죄의 법의 종이 되게 합니다."(로마 7,23)라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차원에서 전개되는 힘겨운 영적 투쟁을 과연 아무런 인도자나 지도자 없이 혼자 해 나갈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만약 치명적인 상처라도 입는다면 누가 치료해 줄 수 있을까요? 분명 어머니인 교회의 부름받은 사제, 또 거룩한 성사와 예배의 집전자, 서품을 통해서 그리스도인들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받은 영적 아버지가 아니라면, 그 누가 영적 투쟁의 길을 가고 있는 우리들 옆에 지극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서 있어줄까요? 만약 영적 지도자 없이 영적 투쟁을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올림픽 경기에서 감독 없이 금메달을 따기를 원하는 사람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성 탈라시오스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습니다. :
"사려 깊은 사람은 영적인 경험이 많은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이고, 하느님의 뜻에 따르는 삶으로 이끌어주는 영적 아버지의 인도를 받습니다." 이렇게 영적 아버지와 끈끈하게 맺어져 있을 때 그리스도인은 투쟁에서 지치지 않고 쓰러지지 않으며 늘 힘을 얻어서 하느님을 향한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는 것입니다. 교회 역사는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였지만 나중에는 이단, 분열, 죄의 행동에 빠져버린 많은 사람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 것은 대부분, 그들이 영적 지도자를 원하지 않았고, 자신들이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영적 교만에 빠졌기 때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