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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영성/말씀과 함께

유혹에 대한 투쟁

"투쟁하는 그리스도인은 그의 투쟁이 더욱 강하고, 더욱 오래 될수록 더 크게 하느님의 은총을 얻게 될 것입니다."

 

유혹에 대한 투쟁

(소티리오스 대주교)


대사순절 기간 동안, 정교회 그리스도인들은 금식과 기도를 통해 유혹에 대해 격렬하게 투쟁하는 생활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석후대과에서는 “주여, ... 사탄들에게서 오는 온갖 위협과 공포에서 우리를 보호하소서.”(성 대 바실리오스의 기도, 석후대과)라고 기도하고, 또 미리 축성된 성찬예배에서는 마지막 순서에서, 아름다운 문을 통해 내려와 주님 성상을 향해 “흩어지지 않는 믿음을 보전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뱀의 머리를 부수고”라고 기도합니다. 

 

이 기도들만 보더라도 인류에게 가장 오래된 적인 악마가 실재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악마는 강력합니다. 동시에 교활합니다. 악마는 온갖 종류의 거짓말, 사기, 사악, 위선을 사용합니다. 악마는 전쟁 때 적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하는 군인들의 위장술 같은 것으로 자신을 숨기고 다른 사람을 이용함으로써, 자신의 사악에 대한 비난을 피합니다. 악마는 이기심과 자만심을 불러일으키는데, 겉으로는 유익이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합니다.

부를 쫓고, 유명해지고, 권력을 손에 쥐려는 목적으로 하는 일들은 “이렇게 하는 것은 내 권리”야 라는 명목으로 정당화됩니다. 이런 소위 “유익”은 사기, 부정, 절도, 죄악에 빠진 쾌락을 통해 얻어집니다. 우리의 오랜 원수는 “다른 사람들은 전부 그렇게 하고 있어”라고 주장하며, 성경을 비현실적이고 실제 세계에서 벗어난 것으로 묘사합니다.

하느님의 빛을 받은 사도 바울로는 “우리는 이제 사탄에게 속아 넘어 가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사탄의 책략을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2고린토2:11)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사탄의 힘이 어디까지 뻗쳐있고, 사람을 자신의 수하에 두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악마는 누구도 자신 밑에 복종시키도록 강요할 힘이 없다고, 우리는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동의하지 않으면 악마는 절대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짐승의 표”나 “666”이나 “사탄의 인장”과 같은 것들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이것을 염두에 두십시오. 만약 그리스도인이 사탄에게 마음을 열지 않으면 사탄은 어떠한 경우에도 그 사람을 복종시킬 수 없습니다. 악마는 이것을 알기 때문에 그 사람이 직접적으로 반항하지 않도록 자기 얼굴을 직접 보여주지 않고, 옆에서 공격합니다. 어떻게요?

 

악마는, 유대 광야의 산에서 40일 동안 예수님께 세 가지 유혹을 사용한 것처럼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그렇게 유혹합니다. 악마는 사람의 육신과 마음 상태를 이용해서 각 사람을 유혹합니다. 만약 악마가 영적으로 무방비 상태인 사람에게서 “하느님의 무기”인 믿음과 끊임없는 기도와 주의함과 조심성 등 사도 바울로가 언급하는(에페소6:13~18) “무기”가 없는 사람을 발견한다면, 쉽게 그 사람을 이기고 지배합니다. 그리스도의 은총으로부터 멀어진 사람은 악마가 마음대로 조정합니다.

 

하지만 경건한 그리스도인도 유혹에 빠질 수 있습니다. 만일 악마와 처음 만나는 때부터 거부하지 않으면, 잠깐의 대화만으로도 재앙에 빠지게 됩니다. 이브도 낙원에서 그렇게 무너졌습니다. 만약 이브가 교활한 뱀과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면 그때의 큰 재앙은 겪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야고보에 나오는 처음부터 “악마에 대항하십시오. 그러면 악마는 여러분을 떠나 달아날 것입니다.”(야고보4:7)라는 말씀은 하느님의 형제인 야고보 사도의 권고입니다. 만약 신자가 자신의 자유의 의지로, 하느님의 은총의 힘으로 유혹을 물리치면, 유혹은 결코 그를 해치지 못할 것입니다. 오히려 신자는 이러한 투쟁의 승리로 유익을 얻고 하느님으로부터 보상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투쟁하는 그리스도인은 그의 투쟁이 더욱 강하고, 더욱 오래 될수록 더 크게 하느님의 은총을 얻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매번 투쟁을 할 때마다 우리는 상처를 입게 됩니다. 때로는 투쟁에서 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은 부주의하거나 이기적이 됨으로써 유혹의 불타는 화살에 맞습니다. 그러면 그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전쟁터에서 부상당한 군인이 의사를 찾듯이, 부상당한 그리스도의 군인은 영적 의사를 찾아가서, 회개와 고백성사로 치유 받고, 건강을 회복해서, 계속해서 영적 투쟁을 할 수 있습니다. 유혹에 매번 진다해도 우리는 용기를 잃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의 자녀인 여러분이 ... 혹 누가 죄를 짓더라도 아버지 앞에서 우리를 변호해 주시는 분이 계십니다. 그분은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은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친히 제물이 되셨습니다.”(요한1서2:1~2)라고 하신 사랑의 제자 요한 사도의 말씀이 큰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죄가 아무리 크더라도, 끊임없이 그리스도인에게로 돌아오는 사람을 사탄은 지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신학자 성 요한 사도는 우리들에게 “여러분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는 세상에 와 있는 사탄보다 더 위대하십니다.”(1요한4:4 참조)라고 분명하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오직 기도하면서, 믿음과 겸손으로 투쟁해 나아갑시다. 십자가에 달리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힘으로 유혹에 대항하면 힘든 영적 투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이것이 여러분 모두에 대한 저의 바람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