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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오늘의 축일

[2월 6일] 성 파우스타와 두 동료 순교자

Οἱ Ἅγιοι Φαύστα, Εὐϊλάσιος καὶ Μάξιμος οἱ Μάρτυρες

 

성 파우스타와 두 동료 순교자(2월 6일)


고아가 된 소녀

성녀께서는 3세기 말인 290년경 막시미안(Maximian: c. 250 - c. 310 생존, 285-305 재위) 황제의 통치 때 키지코스(Cyzicus: [터키] 아나톨리아의 미시아[Mysia] 지역에 있는 고대도시. 원래 마르마라[Marmara]해에 있는 섬이었으나 인공적으로 본토와 연결됨)에서 사셨다. 귀족 출신으로서 부유했으나 열세 살이던 해에 부모님이 돌아가심으로써 고아가 된 성녀께서는 아직 어리면서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탓에 잘못된 길로 들어설 수도 있었다. 그러나 성녀께서는 금식과 기도, 그리고 성서 말씀을 묵상하는 생활에 힘을 기울임으로써 온갖 잘못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야겠다고 굳게 결심하였다. 

 

에빌라시오스의 회심

이런 성녀의 명성이 널리 퍼져 마침내 황제의 귀에까지 다다르게 되자, 황제는 원로원 의원 가운데 한 명인 에빌라시오스(Evilasius)를 보내 성녀로 하여금 우상들에게 희생 제사를 바치도록 강요하면서 만일 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바다에 빠트려 죽게 할 것이라고 위협하였다. 그러나 성녀께서는 이런 협박에 압도되지 않고 도리어 그리스도가 참 하느님이시라고 단호히 고백하였다. 곧바로 성녀는 머리를 깎인 다음, 심하게 매질을 당하였다. 그리고 나무상자 안에 갇힌 다음 톱으로 썰려 몸이 두 동강 날 위기에 처하였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이 마치 쇠사슬로 된 갑옷처럼 성녀의 몸을 보호하였고, 성녀는 아무런 상처도 없이 살아 나왔다. 이를 보고 몹시 놀란 에빌라시오스는 그 자리에서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성녀를 풀어주었다.

 

막시모스와 세 성인의 순교

소식을 듣고 격노한 황제는 다시 잔인하기로 악명 높은 지방행정 책임자 막시모스(Maximus)를 보냈다. 온갖 방법으로 두 성인을 고문하던 막시모스는 맹수들마저 들여보냈으나, 맹수들은 마치 어린양처럼 성녀의 발치에 얌전히 머무를 따름이었다. 마침내 불로 벌겋게 달구어진 쇠 석쇠 위에 매인채 눕혀진 두 성인은 큰 소리로 하느님을 찬양하였고, 이 찬양소리에 막시모스의 돌처럼 굳은 마음이 누그러지기 시작하였다. 이윽고 자신의 옷을 집어던진 막시모스는 십자가 성호를 긋고는 두 성인이 누워있는 곳에 함께 나란히 누우며 말하였다. ‘하느님의 성인들이시여, 당신들은 제가 함께 있고 싶은 분들이십니다. 하느님께 청하셔서 주님 오른편의 강도에게 하신 것처럼 저의 회개를 받아달라고 기도해주십시오.’ 이렇게 세 성인은 자신들의 영혼을 하느님께 되돌려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