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지팡이
"모세의 손에는 하느님의 지팡이가 들려 있었다." (출애굽 4, 20)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속박으로부터 인도하도록 하느님의 명령을 받았을 때, “너는 이 지팡이를 손에 잡고 가거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다.
이처럼 오래되고 세월에 찌든 지팡이를 짚고 파라오의 앞으로 가라는 말씀을 듣고 그는 아마도 놀랐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하느님을 믿고 그대로 시행하였다. 단순하게 생긴 목자의 막대기는 놀라운 지팡이가 되었다. 그것은 홍해를 가르는 데 사용되었으며, 바위에서 물을 나오게 했으며, 마음먹는 대로 뱀이 되기도 했다. 또한 광야에서 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할 때 권세와 권위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 지팡이는 또 다른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사막의 한가운데에서 40년을 보낸 모세를 기억하게 한다. 그는 자신의 힘으로 이스라엘의 어린이들을 속박에서 풀어 주려고 했으나 비참하게 실패했다. 실망한 나머지 그는 풀이 죽어 은둔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님과의 친교가 필요함을 깨달았다. 꼬박 40년 동안 그는 거의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양 떼를 돌보았다. 여기에서 그는 원숙하여지고 필생의 중요한 임무를 실천하기 위한 힘을 얻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지팡이는 그의 초기의 과오를 상기시켜주는 보잘것없으나 귀중한 것이 되었다. '불붙는 떨기'를 보는 기적의 경험을 할 때도 그는 그의 손에 이 지팡이를 쥐고 있었다. 여기에서 이 지팡이는 자신의 사명이 하느님의 권능으로 성공을 보장받고 있는 거룩한 임무라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우리도 또한 우리의 지팡이가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가 단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교훈으로 혜택을 본다면 현재의 봉사에 방해가 되는 야망과 긍지를 허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반면 우리의 참다운 소명과 힘의 원천이 용기를 잃게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정교인들이여, 여러분의 지팡이를 굳게 잡읍시다. 겸손과 영적 통찰력이 힘이 될 것입니다. 그것은 모세가 주님에 의하여 기적을 일으킨 지팡이와 같이 도구로 쓰일 때 가능함을 명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