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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회 신앙/신앙 탐구

성당에서 가져야 할 신자들의 태도

 

성당에서 가져야 할 신자들의 태도


만군의 주여, 계시는 곳 그 얼마나 좋으신가!

주의 성전 뜰 안을 그리워하여 '내 영혼이 애타다가 지치옵나다. 

나의 마음 나의 이 몸이 살아 계신 하느님께 기쁜 소리 지르옵니다. 

나의 왕, 나의 하느님, 만군의 주여,

당신의 제단 겉에는 참새도 깃들이고 제비도 새끼 칠 보금자리 얻었사옵니다.

당신 집에 사는 사람, 복되오니 길이길이 당신을 찬미하옵니다.

- 시편 84 중에서

 

성당이란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곳이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신성한 곳이다. 마치 베들레헴의 동굴과 같고, 골고타의 십자가와 같은 곳이며, 지극히 거룩한 주님의 무덤처럼 신성한 곳이다.

또한 이곳은 하느님의 옥좌가 있는 곳이다. 그리고 거룩한 제단이 있고 그 위에는 거룩한 성체가 모셔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런 성당에서 우리가 갖추어야 하는 기본적인 자세는 곧 하느님에 대한 믿음, 경건함 그리고 두려움의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서 있는 이 성당은 사회적인 모임 장소와는 전혀 다른 하느님의 성전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친구나 친지를 만나기 위해 오는 곳이 아니며, 세상 일을 의논하기 위해서 오는 곳도 아니다.

그렇다고 연극이나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들리는 곳도 아니다. 또한 이곳은 어떤 강연을 듣기 위해 참석하는 그런 장소도 아닌 것이다.

 

우리가 성당에 서 있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그것은 곧 그리스도를 만나 뵙기 위한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계시는 성전에서 그분을 직접 뵙고, 말씀드리고, 또 그분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감사의 성사(성체성혈 성사)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심으로써 그분과 결합하기 위한 것이다.

 

이 감사의 성사는 감히 값으로 따질 수 없는 성찬인 것이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바치시고 차리신 성찬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차려 주신 성체와 성혈을 우리의 영적 양식으로 베풀어주신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성찬에  참여하기 위해 성당에 서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성당에서 가져야 할 태도란 무엇일까?

그것은 곧 우리의 온 마음을 하느님께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각은 우리가 올리는 기도에만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간구하는 구원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당은 절대로 정숙해야 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톰 성인의 제자인 성 카시아노스는 “성당은 정대로 정숙해야 한다. 마치 성당 안이 텅 빈 것처럼 느껴져야 한다. 예배 동안에는 성당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느껴야 한다. 잡담은 물론 기침이나 하품, 한숨 같은 소리도 내서는 안된다. 성당에서 옆 사람과 잡담하는 사람은 이중으로 죄를 짓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도 기도하지 않을뿐더러 남의 기도도 방해하기 때문이다. 사탄은 이런 사람에게 달려들어 더욱더 잡념에 잠기게 하고 기도에 관심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가르친다.

 

이렇게 정숙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성당에 들어올 때도 조용히 들어와야 하며, 만약 성찬예배가 시작되었다면 앞에 나가 초를 켜거나 성상 앞에서 기도를 하거나 또는 성당을 드나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런 개별적인 행동은 모두가 함께 드리는 예배에 자신이 열중하지 않음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도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성당 안에서 어린이들을 잘 보살피고 조심시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참례하는 모든 이에게 방해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정숙을 방해하는 소란스러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우리의 자녀들이 어려서부터 하느님께서 거하시는 거룩한 장소, 즉 성당을 엄숙하고 신성한 곳으로 자연스럽게 인식해서 언제나 성당 안으로 들어갈 때에는 하느님을 경외하는 자세를 갖게 하고, 또한 성찬에 참여함으로써 참된 하느님의 자녀로 의롭고 경건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인 것이다.

 

사제는 성찬 예배의 '평화의 대연도'에서 “이 교회를 지켜 주시고 주를 믿고 경건한 마음으로 이곳에 들어오는 이들을 받아 주소서”라고 기도한다.

이 기도를 잘 살펴보면 사제는 성당에 들어오는 사람이면 어느 누구나 무조건 다 기도해 주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경건함과 두려움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온 마음과 정신을 하느님께로 향한 채 주님께서 내려주시는 충만한 은혜로 영적 구원을 받는 예배가 될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예배에 참례할 수 있도록 성당에서 가져야 할 태도를 다시 한번 상기하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하겠다.